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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대여성암병원 문혜성 부인종양센터장 "부인종양 로봇수술 622건 '세계 최고'"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0 16:57

수정 2018.06.10 16:57

고난이도 수술 잇단 성공.. 많은 해외논문에도 실려
이대여성암병원 문혜성 부인종양센터장이 부인종양 로봇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대여성암병원 문혜성 부인종양센터장이 부인종양 로봇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인종양부분 로봇수술은 최고를 자랑합니다."

이대여성암병원 문혜성 부인종양센터장은 10일 부인종양 로봇수술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는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이 여성 질환 진료 분야에서 쌓아온 강점을 살려 여성암을 육성하기 위해 개원한 이대여성암병원의 산하 기관이다. 이 곳에서는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침윤성 부인암 뿐 아니라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의 양성종양 환자를 주로 진료한다.
이처럼 여성들의 악성, 양성 종양을 함께 치료하기 위해 '부인종양센터'로 특화했다.

문 센터장은 "이대여성암병원은 여성에게 섬세한 치료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특히 부인과 로봇수술은 전세계적으로 건수도 많고 치료율도 높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예를들어 자궁경부암의 경우 표준적인 치료법이 '광범위 자궁 절제술'이다. 이 수술법은 단순히 자궁뿐만 아니라 자궁주변의 조직을 많이 절제하고 림프절 절제술을 동시에 시행한다. 이 때문에 방광이나 직장으로 들어가는 신경조직을 손상시켜 수술 후 배뇨나 배변에 장애가 올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부인종양센터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수술방법 '신경보존 광범위 자궁절제술'을 시행해 여성 환자들의 배뇨기능장애를 최소화 해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여성들이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증 등과 같은 자궁질환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불가피하게 수술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미혼이거나 임신을 앞두고 있는 여성의 경우 수술 후유증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이에 부인종양센터는 여성 환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상처 등 후유증도 적고 회복도 빠른 로봇수술을 진행한다.

문 센터장은 "미혼 여성의 경우 복강경으로 종양 수술을 하면 상처 부위가 나중에 터질 수 있어 로봇수술로 진행한다"며 "로봇수술로 진행하면 나중에 임신했을 때 부작용 없이 출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 센터장은 622건의 로봇수술을 진행해 자궁 및 난소암과 각종 양성 종양 제거 수술 분야의 국내외 최고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산부인과 질환 싱글사이트 로봇수술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1위다.

또 문 센터장은 지난 2010년부터 자신만의 수술법인 배꼽을 통한 '단일공 무흉터 단일 절개 복강경 수술법'을 개발해 38cm 이상의 거대 종양을 흉터 없이 제거해 산부인과 종양 최소 침습수술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또 지난 2009년 개소한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에서는 젊은 부인종양질환 환자를 위해 통증과 흉터가 적은 싱글 사이트 로봇수술을 특화 육성함으로써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싱글 사이트 로봇수술은 기존 로봇수술이 환자 배에 3~4곳 이상의 절개가 필요한 것과 달리 배꼽을 이용한 하나의 구멍으로 수술 기구를 모두 삽입해 수술한다. 따라서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회복이 빨라 입원 기간이 짧으며 사용하는 수술 기구의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기존 로봇수술에 비해 수술비가 줄어들어 환자 만족도가 높다. 또 복강경 수술보다 집도의의 수술 시야가 10배 넓고 안정적인 수술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문 센터장은 대만에서 개최된 산부인과 싱글사이트 로봇수술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해 특강을 진행하고 싱글사이트 로봇수술을 생중계로 시연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 의료진의 이러한 자신감과 꾸준한 자기 계발의 노력은 최근 산부인과 영역의 고난이도 수술의 잇단 성공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많은 해외논문에도 실리고 있다.

이외에도 문 센터장은 세계 최초로 미혼 여성 환자의 20cm 거대 근종과 한 여성환자에서 최대 65개까지 다수 근종을 각각 로봇수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제거한 후 자연 임신 및 자연분만도 가능하게 한 사례도 있었다.

문 센터장은 "우리 센터에서 진행하는 로봇수술은 합병증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는 사전에 수술 후 합병증, 감염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차단하는 등 꼼꼼히 챙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인종양센터는 부인암 환우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난초회'라는 이름의 부인암 환우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과 의료진은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수술한 환자의 불안감을 달래주고 있다.
또 병원 차원에서 환우들을 위해 '파워 업(Power up)' 무료 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부인과 질환의 특성상 환자들이 여성성 상실로 인해 우울하기 쉽기 때문에 매주 노래 교실, 명상, 국선도, 오카리나 교실, 파스텔화, 글쓰기 교실, 희망텃밭 가꾸기 등 프로그램 운영해 환자들의 심리적인 부분도 지원한다.


문 센터장은 "이대여성암병원이 여성 환자를 위해 특화된 병원이기 때문에 여성의 섬세함으로 꼼꼼하게 진료한다"며 "앞으로도 여성의 입장에서 진료하는 병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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