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동력 잃은 이차전지 산업.. 민관 함께 힘 싣는다] 한국, R&D 기술력으로 차별화.. 중국 전기차 보조금 차별에 ‘맞불’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0 17:39

수정 2018.06.10 17:39

정부 R&D 국정과제 선정
전기차 배터리 지원 확대.. 중국 업체들 추격에 대응
[동력 잃은 이차전지 산업.. 민관 함께 힘 싣는다] 한국, R&D 기술력으로 차별화.. 중국 전기차 보조금 차별에 ‘맞불’

정부가 이차전지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차전지 R&D 지원은 정부와 민간이 비용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원 강화로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국내 산업의 위기감이 커지자 정부가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기자동차 배터리산업에 대한 R&D 지원을 확대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R&D를 국정과제로 정하고 관련 기업들로부터 응모를 받아 정부와 기업이 각각 5대 5 또는 7대 3으로 (비용을) 분담하는 '민관합동 방식'으로 이차전지 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처럼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대한 R&D 직접 지원에 나서는 것은 지난 8일 열린 이차전지.반도체 업계 현안회의에서 나온 업계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중국기업과의 (이차전지 기술력) 격차를 유지하려면 R&D투자와 인력양성이 필요하다는 건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의에는 진교영 삼성전자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종현 LG화학 부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강상훈 SK이노베이션 본부장이 참석했다. 배터리업체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3개사다. 회의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우리 기업 견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됐다.

실제 중국 정부는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현지 반도체 업체를 대상으로 가격담합여부 조사에 나서는 등 우리 기업에 대한 견제수위를 높이고 있다. 배터리업계도 간접적인 견제를 받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 소비자에 '보조금'을 지원했지만, 지난 2년 간 한국산 전기배터리를 적용한 차는 배제해왔다.

국내 기업이 주로 생산하던 삼원계 배터리 탑재 전기버스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시점은 2016년 1월이다. 2015년 10월 삼성SDI와 LG화학이 중국 공장을 준공하고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려던 때다. 이후 2년간 중국 정부가 다양한 전기차 육성책을 시행했지만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소외됐다.

이 와중에 중국계 배터리업체들은 정부의 지원 하에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CATL 출하량은 올해 2.274GWh로 전년 대비 261.1% 성장했다. 세계 2위이던 LG화학을 제치고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또 다른 중국업체인 BYD도 3위로, LG화학에 앞에 섰다.
삼성SDI는 6위를 기록했고, SK이노베이션은 10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SNE리서치 측은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이 올 들어 중국 전기 버스와 트럭 판매 급증에 힘입어 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산 배터리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사이 중국 업체가 기술력을 보강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업체에 실질적인 경쟁자로 부상한 셈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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