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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현장서 미래 해법 찾는 이재용.. 넉달새 ‘유럽·북미·中·日’ 방문 동분서주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0 17:39

수정 2018.06.10 21:43

열흘간 홍콩.日 거쳐 귀국.. 日 전장 파트너사들 만나
신사업 분야 협력 집중논의.. 재계 ‘빅딜 성사’ 이목집중
해외 현장서 미래 해법 찾는 이재용.. 넉달새 ‘유럽·북미·中·日’ 방문 동분서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풀려난 뒤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의 글로벌 경영행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4개월새 세 차례 해외 출장길에 오른 가운데 인공지능(AI), 전기차, 자동차 전자장비 등 새 먹거리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같은 글로벌 광폭경영이 이어지면서 하만 인수를 잇는 대규모 투자 성과가 나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열흘간의 홍콩-일본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홍콩으로 출국한 뒤 일본을 거쳐 이날 오전 민항기를 타고 입국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홍콩과 일본을 세 번째 해외 출장지로 잡았다.
이번 출장도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사들과의 회동 및 해외시장 점검 차원으로 파악됐다. 특히, 일본에서는 삼성전자의 신성장동력인 자동차 전장사업 관련 파트너사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우시오 전기, 야자키 등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들과 만나 전장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1964년 설립된 특수광원 전문회사인 우시오 전기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용 노광 램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최근에는 광학을 이용한 의료기기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에 광원 램프 등을 공급하고 있는 우시오 전기의 창업자 우시로 지로 회장은 지난 2007년 우리나라를 방문해 이건희 회장을 만나 사업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야자키는 일본의 대표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로 자동차용 전원과 통신 케이블, 전방표시장치(HUD) 등 전장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출소 이후 한달에 한번꼴로 글로벌 경영에 나서고 있다. 출소 후 45일만인 지난 3월 22일부터는 17일간 유럽과 캐나다, 일본 등을 돌며 AI 관련 사업들을 점검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이후인 지난 달 삼성전자가 영국 케임브리지에 AI센터를 신설해 관련성이 입증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달 2일에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국 선전으로 출국해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인 비야디(BYD) 왕추안푸 회장을 비롯해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레이쥔 샤오미 회장, BBK(비보의 모기업) 션웨이 최고경영자(CEO)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대표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최근 중국에서 극심한 부진에 빠진 삼성 스마트폰 사업을 재점검하고 중국 주요 고객사들과 반도체 및 전기차 배터리 부품 협력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출소 이후 글로벌 현장 경영에 집중하는 건 1년여의 수감으로 차질을 빚은 미래 먹거리 확보의 공백을 최대한 메우려는 행보로 재계는 보고 있다. 국내 경영행보를 아직까지 자제하는 것도 최우선 순위를 해외 사업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수감중에도 주요 사업보고를 수시로 받았지만 아무래도 상황 파악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 부회장이 신성장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무대를 누비는 만큼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대형 투자프로젝트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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