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이번 주말 '책나들이' 어떠세요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1 17:06

수정 2018.06.11 17:06

[기자수첩]이번 주말 '책나들이' 어떠세요


한때 독서는 취미를 묻는 질문들에 가장 많은 또는 쉬운 답변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스마트폰 속 자극적이고 역동적인 세상은 차분하고 때로는 지루한 독서를 압도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절반은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 1994년 이후 독서율은 매년 역대 최저치를 경신할 정도로 독서는 우리 삶에서 멀어졌다. 매년 급등하는 영상콘텐츠 소비율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우리 국민 한 사람당 유튜브 이용시간은 월평균 500분(8시간20분)을 웃돌 정도로 동영상은 활자를 넘어섰다.


그러나 책을 통해 여가를 즐겼던 사람들의 독서 시간은 더 늘고 있다고 한다. 독서를 하는 시간은 성인의 경우 평일 23.4분, 주말 27.1분으로 2015년 평일 22.8분, 주말 25.3분보다 증가했다. 즉 책과 담을 쌓은 이들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지만 읽는 사람은 더 많이 읽는다는 얘기다. 이른바 '독서 양극화'다.

최근 교보문고가 내놓은 판매 데이터에서도 10회 이상 구매한 회원의 숫자가 올해 상반기 큰 폭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오프라인 매장 수가 증가하면서 독자들의 접근성이 좋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기존 독자의 독서량과 구매량이 증가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교보문고는 분석했다.

사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종이로 된 책, 활자를 읽지 않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생각하는 이도 분명 있을 것이다. 과거 세대와 다른 디지털 세대가 살아갈 세상에서, 읽지 않고 보는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독해력)'에 대한 중요도도 그만큼 높아졌듯이 말이다.

그럼에도 활자는 여전히 중요하다. 감히 말하지만, 사고력 향상을 위해 독서보다 좋은 지적 탐구행위는 없다. 독서와 문해율이 정비례하는 것도 그래서다.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제로에 가깝지만, 새로운 정보를 담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문해율은 크게 떨어진다. 독서 양극화는 지식의 양극화로도 치환된다. 저조한 독서율과 독서 양극화가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는 정부가 정한 '책의 해'다. 책 관련 행사나 각종 도서관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알차다.
숲속이나 둘레길 등 수려한 경관 속에 있는 도서관도 제법 많아 주말 나들이로 즐기기도 좋다. 이달에는 평소보다 늦게까지 문을 여는 '심야 서점'도 전국 곳곳에 열린다.
햇살이 뜨거운 한낮 아이나 친구, 연인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 들러 책 한 권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보다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도 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문화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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