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무역 전운 드리운 유럽.. ECB, 긴축 속도 늦출까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3 17:48

수정 2018.06.13 17:48

14일 ECB통화정책 회의 성장둔화에 정정불안 고조 양적완화 종식 변수 수두룩
시장 충격 최소화 할수있는 긴축시기·방법 여전히 고심
EPA연합뉴스
EPA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종료(테이퍼) 발표를 앞두고 시장이 지금은 조용하지만 앞으로 요동칠 수 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이하 현지시간) 전망했다.

앞서 2013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테이퍼를 시사한 뒤 전세계 시장이 몇달간이나 요동친 전례를 감안할 때 ECB의 테이퍼가 그 때보다는 덜하겠지만 상당한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사진)가 이르면 14일 통화정책 회의 뒤 QE 종료와 관련한 계획을 밝힐 가능성이 높고, 시장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날 정책이사회에서 ECB의 결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상황이 녹록치 않아서다.

미 연준은 13일 추가 금리인상과 이후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또 유럽과 미국이 무역전쟁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가 높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이런 가운데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성장은 둔화되고 있고, 유로존 3위 경제국 이탈리아는 포퓰리스트 연정의 집권으로 유로존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아직은 괜찮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드라기 총재는 2012년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말로 유로존을 채무위기에서 구해내는 등 유로존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 왔던터라 시장이 아직은 이같은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미세조정 수준의 움직임에 머물고 있다.

그렇지만 그가 예상된 궤도에서 이탈하면 어떻게 요동칠지 점치기 어려워진다.

ECB가 QE 종식을 어떻게 진행할지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주 피터 프랫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테이퍼 운을 띄워 14일 QE 종식 발표가 나더라도 시장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멍석을 깔아뒀다.

그러나 언제 QE가 종료되는지 시기를 명시하고 그때가 되면 채권매입을 일시에 중단할지, 아니면 종료 시기는 정하지 않고 상황을 봐가면서 종료를 결정하되 월별 채권매입 규모만 줄이는 식으로 정할지 ECB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여전히 논란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ECB가 채권매입 규모를 월 600억유로에서 월 300억유로로 줄이기로 결정했던 지난해만 해도 유로존은 10년만에 최고 성장세라는 호시절을 누리던 때였던 반면 지금은 무역전쟁 우려부터 성장둔화, 이탈리아 문제까지 겹겹이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이때문에 아예 QE종식과 관련한 결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낮기는 하지만 없지는 않다.

ECB의 QE종료는 오랫동안 예상된 재료다. 막상 QE가 결정돼도 시장이 곧바로 곤두박질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앨라이언스 번스타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존 테일러는 투자자들이 ECB의 테이퍼가 오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ECB가 마지막 페니까지 거의 다 쓰기 전까지는 보유 채권을 매도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테이퍼 재료를 시장이 소화하고 나면 급격한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상최대 수준까지 벌어진 독일 국채(분트)와 미 국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가 급격히 좁아질 수 있다. 10년을 지속한 분트 상승장에 마침표가 찍힐 것이기 때문이다.


10년만기 국채를 기준으로 현재 미 국채 수익률이 약 3%, 영국 국채(길트)는 1.4%, 캐나다 국채는 2.3% 수익률을 보이는 반면 분트 수익률은 0.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송경재 서혜진 기자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