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업 문화 강조하는 회사

"A사는 기업 문화가 어때요"하는 질문에 직원들 표정은 대번 갈린다. 반가워하는 쪽은 망설임 없이 "저희는 기업 문화 진짜 좋다"라거나 "대표가 젊어져서 분위기도 활발해졌다"며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반대로 "기업 문화요?"하고 반문하면서 멋쩍은 미소가 돌아오는 경우도 자주 있다. 회사 내부의 상명하복이 심하거나, 휴가도 제대로 못 쓰거나, 대표 눈치를 봐야 하는 문화인 경우가 그렇다.

회사 내부의 문화는 직접 그 회사를 다녀보지 않고는 모른다. 얼마 전부터 중소기업면에 '기업 문화' 꼭지를 연재하기 시작한 이유다. 당시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횡포에 대한 국민의 공분이 정점에 달할 때였다. 기업들을 만나면서 문화 얘기를 듣다 보면 중소기업만이 할 수 있는 통통 튀는 복지나 제도 등이 많았다. 같은 오너기업이어도 문화는 리더에 따라 갈린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기업 문화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기업이 생각보다 극명하게 갈린다는 것이다. 회사의 문화를 소개하고 싶어 안달이 난 기업과 숨고 싶은 기업이다. 공교롭게도 후자 쪽은 주로 창업주 회장이 현업에 있는 경우다.

중소기업계에서는 회사를 세운 지 20년쯤 되면 창업주가 2세에게 회사를 물려주거나 물려줄 준비에 들어간다. 안정적으로 대를 이어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대표나 임원 자리는 가족에게 주더라도 꼭 현업에 계시며 일일이 보고를 받는 정정하신 회장님도 많다. 주로 기술로 성공한 기업들이다.

그런가 하면 가진 게 기업 문화밖에 없는 것같이 기업 문화를 강조하는 기업들도 있다.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부터 대표 칭찬까지 여러 종류다. 한 의류업체 대표는 외부에는 문제아 이미지가 강하지만 내부 직원들은 열의 있다며 좋아한다.

기업은 다른 말로 법인이다. 기업도 사람처럼 특색이 있다. 재무제표가 그 기업의 경영능력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수단이라면 기업 문화는 '성격'이다.
성격이 사람의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듯 기업 문화가 실적과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직원들이 다니고 싶은 회사는 직원의 생산성을 올리고, 이는 당연히 회사 실적으로도 이어진다. 기업 문화가 좋은 회사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