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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국내 말사료 女영업사원 1호 김양희 카길애그리퓨리나 부장 "경주마 성적도 사료 따라 달라요"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9 17:05

수정 2018.06.20 08:45

[fn 이사람] 국내 말사료 女영업사원 1호 김양희 카길애그리퓨리나 부장 "경주마 성적도 사료 따라 달라요"

"임수정 주연의 영화 각설탕에 나온 말이 저희 사료를 먹은 말이에요."

김양희 카길애그리퓨리나 말사료 부문 마케팅부장(사진)은 우리나라 최초의 말사료 여성 영업사원이다. 1997년 글로벌 농식품기업인 카길애그리퓨리나에 입사한 그는 양돈(돼지), 축우(소), 양계(닭) 사료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2002년 말사료 부문에 뛰어들었다.

김 부장은 "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하고 사료업계에 뛰어든 이후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해 사무직 대신 영업분야를 선택했다"며 "당시 120명의 영업사원 중 여자는 유일했다"고 말했다.

사료 영업을 위해 강화, 김포, 고양, 파주, 철원 등을 누비던 김 부장은 말 특유의 거칠고도 섬세한 품성에 끌렸다. 특히 사료산업 전반에서 유일한 여성 직원으로 활동하는 자신과 닮았다는 느낌도 들었다.

김 부장은 "큰 범주에서 말을 개나 고양이처럼 반려동물로 보기도 한다"며 "실제 독일에는 말을 키우는 사람이 있고, 미국에서도 말을 이용해 아이들을 교육하고 치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과 가까워지기 위해 말을 대할 때의 태도와 표정, 말하는 속도 등을 수년에 걸쳐 반복 연습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말을 가장 많이 보유한 한국마사회 등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갔다.

현재 경기 과천 마사회에는 경주마 1400마리, 승마용 말 50여마리, 관상용 말 등 총 1500여마리의 말이 있다. 이 중 경주용 말은 그날의 컨디션과 기분에 따라 매우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마사회에 있는 경주마는 개인, 법인 등 각각 마주가 있다. 마사회 경기를 할 경우 우승상금을 마주, 기수, 마사회 등이 일정 비율로 배분해 나누는 구조다.

김 부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을 바탕으로 한국마사회 조교사들과 소통하며 가까워졌다. 경주마는 어떤 사료를 먹느냐에 따라 기록이 달라지는 만큼 전국 승마장을 직접 뛰며 말을 살피고 고객과 사소한 의견까지 교환했다.

2001년 말사료 사업을 시작할 당시 카길애그퓨리나의 말사료 판매량은 20t에 불과했으나 김 부장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16년 만에 550t, 20배 이상 성장했다. 현재 카길은 200억원 규모의 국내 말사료 부문에서 5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김 부장은 최근에는 사내 여성들의 롤모델 역할도 하고 있다.
중학생 아들을 둔 엄마로서 카길애그리퓨리나 내 여성 모임인 '카길 우먼스네이크워크'에서 출산·육아 경험과 커리어 향상의 방향과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더불어 사내 멘토 역할과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카길애그리퓨리나에서 진행하는 '재활승마 지원'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장애인을 만나며 말과 교감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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