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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덫에 걸린 英 경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9 17:23

수정 2018.06.19 17:23

올 GDP성장률 1.3%로 낮춰..금융위기 이후 10년來 최저
브렉시트 불확실성 커지면서 내년 경제전망도 암울
영국 경제전망이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가 어두운 전망의 주된 배경이다.

CNN머니는 18일(현지시간) 공교롭게도 영국 정부가 야심찬 의료확대 정책을 발표한 뒤 곧바로 어두운 경제전망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우선 영국 상공회의소(BCC) 전망이다. BCC는 이날 영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3%로 낮췄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예상한 것이다.


또 내년 성장률도 1.4%에 그칠 것으로 비관했다. BCC는 기업투자가 위축되고, 가계 재무여건이 계속해서 압박을 받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 바탕에는 브렉시트가 자리잡고 있다고 BCC는 덧붙였다.

BCC 애덤 마셜 사무총장은 "금융위기 10년이 지난 지금 영국은 국내 또 세계의 불확실성 역풍이 부는 와중에 또 다른 오랜 저성장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먼도 이날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올리버 와이먼은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어떤 성과를 올리건 관계없이 가계는 더 쪼들리고, 기업 순익은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9년 3월 브렉시트를 가정한 올리버 와이먼의 보고서는 특히 어떤 타협도 하지 못하고 브렉시트를 맞게 되는 '노딜'의 경우 영국 가계는 연간 961파운드의 비용을 부담하게 되고, 빈곤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CC와 올리버 와이먼의 우울한 전망은 테리사 메이 총리의 영국정부가 지난 주말 브렉시트로 굳게 되는 EU 분담금 등으로 재정을 마련해 국민무료건강의료 시스템인 국가보건서비스(NHS)에 수십억파운드를 투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나왔다.

BCC 등의 전망은 메이 총리 정부의 바람과 달리 브렉시트가 재정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영국 경제는 이미 브렉시트 유탄을 맞아 비틀거리는 상황이다. 경제규모는 세계 5위 에서 밀려났고, 올 1.4분기 성장률은 0.1%에 그쳤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으로는 2.4분기에도 저조한 성장세가 이어진다. 달러 강세까지 겹치기는 했지만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파운드가 주요 통화에 대해 14% 하락했고, 이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치솟게 하고 있다.
물가가 뛰면서 실질임금이 정체돼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기업들은 또 소비감소와 함께 브렉시트 이후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를 미루고 있다.
BCC는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따른 비용이 높아져 영국 기업들의 투자위축은 계속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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