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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 답이다-건설업계의 4차산업혁명] 신기술 넘어선 생산성 혁명, 낡은 산업화의 틀부터 깨라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0 16:44

수정 2018.06.20 16:44

설계부터 시공·유지·관리 일괄 시스템.. 3D 정보모델 기반 BIM 적극 도입
가상공간 활용해 설계·시공 통합해야.. "단계별 규제도 시대착오" 전문가 지적
포스코건설의 빔클라우드시스템을 휴대폰을 통해 시연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빔클라우드시스템을 휴대폰을 통해 시연하고 있다.

#. 포스코건설은 최근 기계, 설비, 조경, 안전 등 분야별 담당자가 동시에 클라우드 시스템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반적인 BIM 설계검토 업무는 2D 도면을 3D인 BIM으로 전환해 입체적인 도면검토를 거친 후 이에 대한 검토의견을 설계사에 보내 2D 도면의 오류사항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하지만 뒤늦은 검토 착수 시기와 촉박한 업무일정으로 인해 충분한 작업시간 확보가 어려웠다. 포스코건설의 새 시스템은 분야별 담당자가 동일한 작업환경에서 실시간으로 보완점을 설계에 반영할 수 있다.
실시간 공정관리, 안전시설물 검토 및 물류시스템 등까지 활용 가능하다.

국내 건설산업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 앞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찾아가고 있다. 3차원(3D) 정보모델을 기반으로 정보통합을 활용하는 건축정보모델링 BIM 설계, 클라우드 기반 전사적자원관리와 자재추적시스템 등의 진화, 드론을 통한 측량 및 현장관리 등을 빠르게 현장에 도입하는 추세다.

■공공발주부터 BIM 설계 적극 도입

20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보편화된 BIM 설계를 국내 설계시장에도 도입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은 입체적 방식으로 디자인하고, 부재별로 정보를 입력해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까지 활용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다양한 확장성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도면 작성이 가능하고 수정도 쉬워 설계 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향상될 수 있다.

미국, 영국 등 건설 선진국에서는 이미 통용되고 있는 BIM 설계방식은 국내에도 속속 도입되는 추세다. 포스코 건설은 더 나아가 BIM을 클라우드 시스템과 융합한 것이다.

BIM의 활성화를 위해 공공부문 최대 발주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나섰다.

LH는 공동주택에 3D설계(이하 BIM설계) 방식 도입을 확대하고 2020년에는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에는 신규설계 공모물량의 25%, 오는 2019년에는 50%, 2020년에는 100%로 BIM 설계 비중을 계속 늘려나가는 세부방침도 세웠다. BIM 설계는 2D와 3D 설계를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각각의 도면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돼 도면의 정확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선도적으로 추진 중에 있는 선진형 발주제도인 '시공책임형CM(CM at Risk)' 입찰 시범사업(3건)에도 BIM 설계를 적용해 설계단계 시공성 검토 및 설계품질 향상을 위한 사업관리도구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LH는 BIM 관련 청년일자리 창출과 기술개발환경 조성을 위해 BIM을 기반으로 물량을 산출하는 시스템 'Cost-BIM'도 자체 개발했다.

■신기술 넘어선 패러다임 전환 필요

신기술을 현장에 적극 도입하는 것은 기본이고 총체적 구조 혁신이 뒷받침되면 4차 산업혁명이 건설업의 도약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건설산업은 4차 산업혁명에서 변화가 가장 늦은 업종에 속하지만 이는 곧 조금만 디지털화해도 생산성이 확연히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최근 펴낸 저서 '4차 산업혁명 건설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통해 위기에 처한 국내 건설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우리 건설산업이 여전히 기존 산업화 시대를 전제로 하는 것이 큰 오류라고 지적한다.

이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생산성 혁명"이라면서 "건설산업에 대한 규제도 이제는 단계별로 나눠 적용하는 칸막이식이 아니라 수직·수평적 통합이 가능하도록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가상공간에서 미리 시연하고 실제 시공에 들어가는 방식이 보편적"이라면서 "우리도 설계, 시공을 나누지 말고 통합해 시공업체가 설계단계부터 참여하고 가상공간에서 미리 설계를 시각화할 수 있는 BIM 기술을 현장에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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