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물류도 '新북방' 유라시아 개척 나선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0 16:54

수정 2018.06.20 16:54

남북경협 기대감 높아지면서 북방 물류시장 선점 경쟁가열
CJ대한통운, 러·중 공략
롯데, TF 꾸려 본격 추진
한진, 합작회사 운영 중
중국 쓰촨성 청두역에서 유럽을 향해 출발하고 있는 컨테이너 화물열차
중국 쓰촨성 청두역에서 유럽을 향해 출발하고 있는 컨테이너 화물열차

잇따른 남북·북미정상회담으로 남북 경협(경제협력)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특히 경협 제1단계로 철도사업이 거론된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방문하며 '신(新) 북방정책'을 표명한 만큼 유라시아 대륙에 대한 국내 산업계의 관심도 높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물류업체들도 '북방 물류시장'을 선점하고자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58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중국-유럽 간 철도운송 규모는 매년 10~20% 가량 성장해 오는 2020년까지 8000억원대로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한 철도가 연결되면 중국-유럽 간 철도운송시장의 상당부분을 우리나라로 끌어올 수 있다는 게 국내 업계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을 연결하는 새로운 물류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그룹사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북방시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북한과의 사업을 한 경험까지 있어, 업계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CJ대한통운, 유라시아 대륙 전역으로 진출

북방 물류 개척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CJ대한통운이다.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올해 3월부터다.

지난 3월 CJ대한통운은 러시아 대표적 물류기업인 페스코(FESCO)와 협약(MOU)을 체결했다. 페스코는 블라디보스톡 항만의 최대 주주이자, 러시아 최대 민간 컨테이너 선사. 화물열차만 1만7000대를 보유한데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등을 통해 육송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랴오닝성 최대 도시이자 성도(성의 수도)인 선양에 축구장 14개 규모 대형 물류센터 '선양 플래그십센터'를 개소했다. 중국 동북3성(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지역은 몽골, 러시아, 한반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물류 요충지. 북방시장의 물류 요충지에 물류센터를 지은 것.

여기서 멈추지 않고 국제복합운송 서비스까지 출시했다. 유럽과 아시아 간 중국횡단철도(TCR)와 트럭을 이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국제복합운송 서비스 '유라시아 브릿지 서비스'를 선보인 것인데 이 서비스는 트럭과 중국횡단철도를 통해 중국 항만에서 유럽 현지 물류센터·공장까지 바로 바로 운송(Door To Door) 해준다. 이달에는 독립국가연합(CIS) 등 동유럽과 중앙아시아로 사업지역도 확대했다.

CJ대한통운은 중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를 적극 공략해 유라시아를 잇는 북방물류를 본격적으로 개척할 예정이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유라시아 철도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해 북방국가와의 경제협력 발전을 도모하고 우리나라가 동북아시아 물류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 그룹차원에서 북방TF 구성… 한진은 '중앙아시아'에 물류 거점

롯데 측은 그룹 내에 '북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북한에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3성까지 아우르는 북방 지역에 대한 연구와 협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롯데는 지난 2014년 인수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험을 믿는 모양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현대로지스틱스 시절, 금강산 특구, 개성공단 자재 운송 경험이 있다. 그룹에서는 향후 물류 분야에서도 경제 협력에 기여할 수 있는 바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은 그룹사인 대한항공을 통해 오래 전부터 중앙아시아 지역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제특구인 '나보이 자유경제구역(FEZ)'이 개발될 지난 2009년부터 함께 해왔다. 한진은 우즈벡 현지에서 트럭물류회사인 유라시아 로지스틱스(ELS)를 합작회사로 만들어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이중환율 때문에 현지에서 손해를 많이 봤지만, 현재 북방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활용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4월에는 인천공항공사의 자유무역지역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내년까지 최첨단 글로벌 물류센터를 짓고 글로벌 물류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의 한국시장 진출 가속화에 따라 국적 물류사로서의 선제적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한진은 국내 물류산업 발전과 인천국제공항의 동북아 물류 허브 달성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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