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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고집하던 이란도 마음 바꿔, 22일 OPEC 증산 합의 '청신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1 18:11

수정 2018.06.21 18:11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이 1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OPEC 석유장관들과 회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이 1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OPEC 석유장관들과 회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6년부터 유가 부양을 위해 감산체제를 유지해 온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기타 산유국들이 오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총회에서 사실상 석유 증산에 합의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증산 반대를 주장해 온 이란이 뜻을 굽혔기 때문인데 증산을 하더라도 유가 자체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2일 총회 때문에 오스트리아 빈에 머물고 있는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20일 일부 산유국 장관들과 만난 뒤 이번 OPEC 총회 결과를 낙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알렉산데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다.
같은 날 증산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나는 회의 끝에 결국 이성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총회 결과가 긍정정일 것이라고 시사했다.

잔가네 장관의 발언은 전날 했던 부정적인 발언들을 한 번에 뒤집는 것이다. 그는 19일 인터뷰에서 "OPEC은 독립적인 조직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서 지시를 받아야 하는 조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OPEC은 미국 에너지부의 일부가 아니다"며 지금같은 감산체제가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OPEC의 13개 회원국은 2016년 11월 일평균 석유 생산량을 2017년 1월 1일부터 6개월간 최대 3250만배럴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16년 10월 1일 기준으로 일평균 120만배럴 줄어든 수치다. 러시아를 포함한 비 OPEC 국가 11개국 역시 2016년 12월 회의를 열고 OPEC과 같은 기간 동안 일평균 석유 생산량을 55만8000배럴 줄이기로 약속했다. 감산에 참여한 국가들은 2차례 연장을 통해 올해 말까지 일평균 약 180만배럴 감산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9일 오전 기준 배럴당 74.35달러를 기록하면서 2016년 감산 결의 전보다 약 75% 상승했다. 이 와중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OPEC 회원국들에게 유가가 너무 높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달 13일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유가가 너무 높고 또 OPEC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OPEC을 비난했다.

현재 OPEC 내부는 미국의 눈치를 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서방의 제재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러시아를 중심으로 증산을 요구하는 세력과 이란, 베네수엘라, 알제리 같이 내부 사정 때문에 증산이 어려워 고유가만이 희망인 반대파가 대립하는 상황이다. 노박 장관은 지난 5월에 베네수엘라 같은 산유국의 생산 능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현재 감산 폭이 2016년에 약속한 일평균 180만배럴이 아니라 일평균 280만배럴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는 이번 22일 회의에서 명시적인 감산 폭을 일평균 100만배럴 줄여 합의와 현실의 차이를 좁힌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각국의 생산능력을 감안했을 때 이번 회의 이후 시장에 흘러드는 석유 규모가 일평균 60만배럴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전 세계 석유 생산에 비하면 0.5% 증가에 불과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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