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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을 일바신다” 울산 소금, 문화관광 콘텐츠로 재탄생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4 09:49

수정 2018.06.25 10:33

울산남구, 소금콘서트- 소금길탐방 잇따라 진행
소금을 소재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선보여
신라, 조선 때 최고의 소금, 일제강점기 이후 사라져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의 오랜 자산이었던 소금을 재조명함으로써 문화·관광콘텐츠로 개발하는 움직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22일 울산 남구청 대강당에서 소금관련 시낭송, 소금장수 재현 등 공연감상과 함께 염전에 얽힌 스토리텔링을 들어볼 수 있는 ‘소금콘서트’를 개최했다. 앞서 21일에는 옛 울산 남구의 염전터를 찾아가는 ‘소금길 탐방’이 진행됐다.

이날 콘서트와 탐방은 한 때 울산을 먹여 살렸지만 급속한 산업화로 사라져간 ‘울산소금’을 소재로 한 첫 시범 문화관광콘텐츠다.

소금콘서트에서는 시민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소금관련 공연과 소금에 얽힌 스토리를 들어보는 토크로 진행됐다.

“소금을 일바신다.
”라는 말은 울산에서 소금 굽는 일을 가리킨다. 콘서트는 이를 중심으로 소금의 생산과 판매 과정 등을 다룬 영상과 공연, 낭송, 춤 등이 곁들여지면서 풍성하게 꾸며졌다.

소금길탐방은 현재 공장이 들어서서 그 흔적을 찾아 볼 순 없지만 울산 최대 규모인 삼산염전과 함께 울산의 소금 생산량의 4분의 3을 차지했던 돋질염전터와 장생포 고사염분개터를 함께 둘러보는 탐방콘텐츠다. 탐방객들은 울산 소금을 자세히 다룬 책 ‘소금아 길을 묻는다’의 저자인 배성동 작가의 안내로 ‘돋질염전’ 등 옛 울산 남구의 염전터, 우리나라 최초의 정제공장이자 울산 유일의 소금공장인 한주소금을 견학하고 소금생산 과정을 체험했다.

1960년대 울산공업단지 조성 전의 삼산염전 모습. 이곳에서는 생산된 자염(煮鹽)은 "추풍령 이남 사람치고 울산 소금 안 먹은 사람이 없다"할 정도의 맛 좋은 소금으로 평가받았다. /사진=울산남구
1960년대 울산공업단지 조성 전의 삼산염전 모습. 이곳에서는 생산된 자염(煮鹽)은 "추풍령 이남 사람치고 울산 소금 안 먹은 사람이 없다"할 정도의 맛 좋은 소금으로 평가받았다. /사진=울산남구

‘염포’라는 지명이 남아있을 정도로 울산은 신라시대 이전부터 소금의 역사를 갖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유명했던 소금 생산지였으나 1960년대 산업화로 폐전하기 전까지 삼산염전, 돋질조개섬염전, 마채염전, 명촌대도섬염전이 분포돼 있었다.

현재는 인적 없는 무인포구지만 조선시대 경상좌도수군절도사영이 있었던 개운포 성지에서 수군들도 소금을 구웠으며, 선군 700여명이 목탄 조달을 위해서 사역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개운포는 처용설화의 발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울산의 소금과 관련해서는 고려 말 정포가 남긴 ‘벽파정’이라는 시를 비롯해 경상도지리지(1425), 세종실록지리지(1454), 경상도속찬지리지(1469), 울산읍지(1934) 등에 관련 내용이 실려 있다. 울산의 소금은 일제강점기 농토와 울산비행장으로 바뀌면서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울산공업단지 조성 후에는 자취를 감췄다.

울산에서 만들어지는 소금은 천일염과 다른 ‘자염(煮鹽)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적은 곳에서 주로 생산하는 소금이다. 울산 소금은 맛이 좋아 추풍령 이남 지방에서 최고의 소금으로 꼽혔으며, 국가에도 공납되었다.

‘울산 소금’이 학술적으로 본격 연구된 것은 지난 2014년 11월 울산발전연구원 울산학센터가 지역향토사 연구자, 울산학포럼 위원,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소금에 대한 역사와 가치를 밝히는 세미나를 개최하면서부터다.

이후 울산 남구가 개운포역사문화연구회(대표 양명학)와 남구문화원, 개운포성국가사적시민추진단 등에 문화콘텐츠 개발 연구용역을 진행해 왔다.
오는 8월 말 소금문화콘텐츠 개발계획이 최종 보고될 예정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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