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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기후변화 대응을 혁신의 기회로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4 17:06

수정 2018.06.25 10:51

[차관칼럼] 기후변화 대응을 혁신의 기회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세계 최고의 사무실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신사옥 설계를 주문했다. 작년에 완공된 '애플파크'는 1만2000명이 근무할 수 있을 만큼 큰 데다 전체 지붕이 태양광 패널로 덮여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태양광 지붕이다. 건물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력은 재생에너지로부터 얻는다. 아이폰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잡스는 애플파크를 통해 건축계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이에 질세라 구글도 데이터센터와 자사의 모든 시설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부터 공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케아, 나이키 등 주요 기업들은 자사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원을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서 얻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도 지속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 정상은 2015년 12월 파리에 모여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기후협정을 체결했다. 지구 평균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각국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파리기후협정은 196개국 모든 당사국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담한다.

새로운 기후체제하에서 세계 주요국은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후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이미 상용화된 기술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와 이산화탄소, 물만으로 자동차 연료 또는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등 혁신기술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혁신성장의 일환으로 기후기술 연구개발을 지속 추진해왔다. 그 결과 태양전지, 에너지를 저장하는 이차전지 등 에너지·자원 분야의 2016년 기술 수준은 최고기술 보유국 대비 80% 수준으로 선진국을 바짝 쫓아가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실리콘 패널보다 가격경쟁력이 월등히 높아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도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효율을 달성하고 있으며 조만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를 저장하는 이차전지 기술도 휴대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배터리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배터리 폭발 위험성을 낮추고 고속충전을 가능케 하는 소재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생물로부터 아크릴을 생산하는 기술,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술 등 기존 석유 기반의 화학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연구 성과도 속속 기술이전돼 관련 산업계에서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유엔에서도 한국의 기후기술 성과를 높이 평가해 '기후기술 아시아·태평양 지역포럼'을 서울에서 7월 16일부터 5일간 개최하기로 했다. 포럼에 맞춰 '2018년 대한민국 기후기술대전'을 열어 우리나라의 다양한 기후기술 및 제품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체험전이 마련될 예정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세계 곳곳에서 신규시장이 열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따라 2030년까지 12조3000억달러의 투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의 기후산업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글로벌 시장도 선점하기를 기대해본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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