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종부세 인상 추진] 양도세 중과보다 충격 적어.. "세금 피하자고 집 팔진 않을것"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4 17:19

수정 2018.06.25 10:08

서울 주택시장 '잠잠' 강남·마포 등 집값 워낙 올라 세금 몇백만원으론 부담 안돼
소득없는 고령 집주인엔 부담 당분간 거래 절벽은 불가피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24일 서울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에 매물 전단지가 붙어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적용 시행과 매도·매수자 간 치열한 눈치싸움으로 거래시장 분위기가 냉랭해진 만큼 이번 종부세 개편안 발표로 당분간 서울 아파트 시장 거래중단에 따른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24일 서울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에 매물 전단지가 붙어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적용 시행과 매도·매수자 간 치열한 눈치싸움으로 거래시장 분위기가 냉랭해진 만큼 이번 종부세 개편안 발표로 당분간 서울 아파트 시장 거래중단에 따른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에 비하면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설사 고가 아파트에 살더라도 다주택자가 아니라면 감당하기 힘든 부담은 아니지 않으냐."(서울 반포구 E중개업소 대표)

정부가 종부세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서울지역 주택시장은 의외로 잠잠하다.
종부세를 두고 각종 설이 난무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현장 분위기를 가장 빨리 접하는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집값 상승세에 비해 세금은 소폭 올라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집값이 빠른 속도로 오르는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은 종부세 개편안 발표에 따른 파급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과 세금 대책 발표로 주택시장이 관망세를 보이는 만큼 당분간 서울 아파트 시장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 종부세안 파급력 크지 않아

24일 서울 강남권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 발표에도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은 겉으로는 평온한 분위기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적용 시행을 앞두고 올 초 이미 대다수 아파트가 거래돼 매물이 거의 없고 매수자도 찾기 힘들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종부세 개편안 파급력이 크지 않다고 말한다. 다만 거래중단 사태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나온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 시장은 종부세 개편안보다 매물이 없고 거래도 안 된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면서 "강남 아파트 매도자는 호가를 계속 올리는 반면 매수자는 그 가격보다 5000만~1억원가량 떨어진 매물을 원하기 때문에 매도·매수자가 생각하는 적정 아파트 가격 갭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을 수밖에 없다는 반응도 있다. 종부세 개편안은 오는 9월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입법절차를 거쳐야 해서다.

서초구 반포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각종 부동산대책 발표에 대출까지 막아 국민감정이 좋지 않은데, 종부세 세율을 크게 올리면 조세저항이 예상된다"며 "국회 입법절차 진행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유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은 실정"이라며 "특히 강남은 아파트 가격이 수개월 간격으로 오르는데 세금 몇 백만원 피하자고 아파트를 팔지는 않을 것이다.

■연금생활자는 '휘청'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인근 한 중개업소 대표는 "1가구 1주택자는 큰 변동이 없고 다주택자도 생각보다 움직임이 많지는 않다"면서 "이미 많은 다주택자가 임대주택으로 등록했기 때문에 급매물이 쏟아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소득이 없는 고령 집주인 일부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에는 탄탄한 자산을 가진 어르신이 많기는 하지만 일부는 강남 집값이 쌀 때부터 살았던 토박이"라며 "꾸준한 수입이 없는 만큼 고령의 집주인들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못지않은 아파트값 강세를 보인 서울 마포구 주택시장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종부세는 대상이 한정돼 있다.
많은 재산을 가진 일부 사람에게 세금을 더 많이 받겠다는 의미라 다주택자 양도세 시행만큼 파격적이지는 않다"며 "위축된 주택시장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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