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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5인 “사퇴하라”… 쇄신안 내놓은 김성태 쇄신 당할판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5 17:14

수정 2018.06.25 17:14

한국당 내홍 점입가경.. 심재철·정우택 등 성명서 “선거패배 책임져야 할 사람”
김성태 대행 독주 공개비판.. 김무성계와 전면전 양상
金 “일부 그런 이야기” 일축
한국당, 재정난에 영등포로 당사 이전 자유한국당이 재정적 어려움에 따른 당 경비 절감 차원에서 여의도 중앙당사를 영등포로 이전키로 했다. 한국당은 2007년 한나라당 시절부터 여의도 한양빌딩을 당사로 사용해 왔다. 여의도 당사 임대료는 월 1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왼쪽은 현재 여의도 당사이며, 오른쪽은 이전할 영등포 신당사 전경. 연합뉴스
한국당, 재정난에 영등포로 당사 이전 자유한국당이 재정적 어려움에 따른 당 경비 절감 차원에서 여의도 중앙당사를 영등포로 이전키로 했다. 한국당은 2007년 한나라당 시절부터 여의도 한양빌딩을 당사로 사용해 왔다. 여의도 당사 임대료는 월 1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왼쪽은 현재 여의도 당사이며, 오른쪽은 이전할 영등포 신당사 전경. 연합뉴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자유한국당의 내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성태 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자체 쇄신안으로 논란을 일으킨 뒤 박성중 의원의 메모 논란으로 계파 갈등이 촉진됐고 이제는 당 중진들이 공개 행보를 보이는 상황으로 번졌다.

친박근혜계 중진 이주영, 유기준, 정우택, 홍문종 의원과 비박잔류파인 심재철 의원이 25일 김성태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한데 이어 또 다른 비박잔류파 나경원 의원은 김 권한대행의 독주를 지적, 중진들의 입장을 측면 지원했다.

그러나 김성태 권한대행은 일부 얘기라고 선을 그으며,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향후 당내 대립각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중진, 김성태 사퇴 공개압박

심재철, 이주영, 유기준, 정우택, 홍문종 의원은 25일 성명서를 통해 "선거에서 패배하면 책임을 지는 것은 정당정치의 당연한 일"이라며 김성태 권한대행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과 함께 4선의 나경원 의원도 "김성태 원내대표는 더이상 독단적, 편향적 결정으로 시비거리를 만들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의원총회 및 중진의원 회의 등으로 당내 의견수렴에 힘써야 한다"며 "본인의 거취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을 시작으로 당내토론부터 치열하게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김성태 권한대행이 독주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김 권한대행이 꾸린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 구성에 대해서뎌 "물러나야 할 사람이 벌인 무책임하고 월권적인 행동"이라며 "준비위는 즉각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의원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를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박성중 메모를 통해서 계파분쟁의 모습이 드러난 현 시점에서 볼 때 원내대표가 분당파들의 앞에 있기에 이 당을 공명정대하게 수습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당의 빠른 수습과 진로 확립을 위해 김 원내대표가 계속하는 직을 수행하는 것은 분란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중진들이 공개적으로 김성태 권한대행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이면서 당내 갈등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단순한 비판을 넘어 공개적으로 사퇴 촉구에 나선 것은 김성태 권한대행을 비롯한 김무성계에 대한 전면전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김성태 '일축'… 비대위 강행

김 권한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이후 중진들의 사퇴 촉구에 질문에 "일부 그런 얘기가..."라면서 수용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안상수 혁신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중진의원들의 김성태 권한대행의 독단을 비판한 것에 대해 "그런 부분은 설득시키도록 하겠다. 독단이랄 게 없다"며 "지도부가 있어 위촉은 받았지만, 제가 그 분 개인 의견을 존중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해, 김 권한대행을 엄호했다.

혁신 비대위 준비위가 김 권한대행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매개체일 것이란 지적을 의식한 듯 안상수 위원장은 "저 자신이 어느 계파도 아니었고 중앙 계파에 의해 피해를 본 당사자라 제가 준비위원장을 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며 "내용상으로도 어느 측에서 절대 안된다고 하면 안된다 그런 분이 굳이 비대위원장을 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 박근혜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윤상직 의원은 이날 차기 총선 불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김 권한대행의 거취에도 다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그는 "저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은 국민 눈높이에서는 '폭망'한 분들"이라며 "보수 몰락과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은 솔선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당내 계파싸움에 대해 "보수공멸"이라며 "남 탓을 그만하고 당내 화합에 동참하고, 당내 갈등을 계파 싸움으로 몰지 말자"고 호소했다.


지리한 당내 갈등이 이어지면서 총선 불출마 등 인적쇄신의 단초를 당긴 의원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쇄신작업이 일어날 경우 당 내홍이 새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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