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유세 개편, 시장 안정시킬까

정상희 건설부동산부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개편해 고액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고 했다. 대상인원은 최대 34만8000명, 세수효과는 1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방법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인상하거나, 세율 인상과 누진도를 강화하는 것이 될 예정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점진적으로 더 높여 100%까지 올릴 수도 있다. 어쨌거나 지금까지 제시된 안 중에서 어떤 것을 택하든 지금보다 20~30% 보유세를 더 내야 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내놓는 규제책의 마지막 카드로 보유세 인상을 꼽았다. 지난해 양도소득세 중과보다 훨씬 더 큰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가 적폐이자 투기세력으로 지목한 다주택자들은 보유세가 부담돼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보유세 개편안이 나온 뒤 세무전문가에게 물었더니 그는 "세율이 오른 것만 놓고 보면 높은 편"이라고 했다. 이 말은 세금 자체는 별로 오르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실제 현 시세가 20억원가량인 아파트를 가진 1주택자의 경우 지난해 내던 재산세보다 200만~300만원 세금을 더 내게 된다. 이 아파트는 지난 한 해에만 3억~4억원 가격이 올랐다. 수억원 오른 아파트에 대한 세금이 몇 백만원 더 오른 셈이다.

"세금 조금 올랐지요. 그런데 집값 오른 거에 비하면 못낼 정도는 아니죠"라는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을 본 다주택자의 반응을 취재하다보니 1%도 안 되는 자산가에게 주로 영향을 주는 정책이 이만큼 화제가 될 필요가 있나 의문이 든다. 화제성에 비해 공평과세를 구현할 수 있을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다.

그보다 더 큰 오류도 있다.
설령 수억원이 올랐지만 당장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없어 세금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는다고 치자. 수십억원에 달하는 그 주택을 누가 살 수 있을까. 이미 집이 있는 사람들이 잡으면 정부가 말하는 투기꾼 '다주택자'가 되는데.

집이 없는 사람들은 꼬박 모은 종잣돈에서 남은 자금을 최대 한도까지 대출받아 겨우 1주택자가 된다. 1주택자가 되는 문턱은 높여놓고, 다주택자에겐 가지고 있는 주택을 팔라고 하는 모양새다. 정부가 집에 금송아지 쌓아 놓고 집값이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무주택자 수를 얼마로 계산했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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