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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in 네덜란드③] 네덜란드에서 본 한국 블록체인의 가능성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7 12:24

수정 2018.06.27 12:24

【암스테르담(네덜란드)=허준 기자】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한국의 위치는 어디일까요? 이더리움이나 이오스 등 주요 블록체인 플랫폼을 주도하는 북미나 유럽에 비해 한국은 많이 뒤쳐졌을까요?
한국언론재단(KPF) 디플로마 블록체인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는 이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네덜란드 현지에서 열린 리스크(LISK) 프로젝트 밋업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리스크는 이더리움이나 이오스와 같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비전으로 제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사이드체인을 운영하고, 개발언어로 자바를 채택해 더 많은 개발자들이 편하게 분산애플리케이션(D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프로젝트죠.

26일(현지시간) 저녁에 열린 이번 밋업에는 100여명이 넘는 블록체인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때마침 열리는 블록체인 엑스포 2018 유럽 덕분에 어쩌면 참가자가 더 많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 '리스크'의 밋업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 '리스크'의 밋업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리스크 팀은 '리스크아카데미'라는 교육프로그램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블록체인을 알리고, 블록체인 기술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리스크 팀 관계자는 "비트코인의 등락에만 쏠리는 관심을 블록체인 기술과 프로젝트로 돌리고 싶다"며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 증권위원회(SEC)를 비롯한 각국의 암호화폐 규제 방안 등을 참가자들에게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또 '킬러 앱'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습니다. 더 많은 이용자들이 리스크 플랫폼을 이용하려면 더 좋은 효용을 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며 이같은 킬러 앱이 등장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개발키트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리스크 밋업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알려드렸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위의 내용에서 '리스크'라는 단어를 '그라운드X'나 '언블락', 혹은 '두나무' 등으로 바꾸면 어색할까요?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들과 같은 고민을 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블록체인 생태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암호화폐 투기 열풍 덕분인지 몰라도, 이제 우리 국민들은 누구나 '비트코인'이라는 단어 정도는 압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해서도 알게됐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라는 단어를 우리만큼 많은 국민들이 아는 나라는 없지 않을까요?
지금은 암호화폐공개(ICO)나 암호화폐 거래소를 둘러싼 잡음으로 우리나라 블록체인 경쟁력이 뒤쳐졌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인프라와 모바일 네트워크를 확보한 나라입니다. 여기에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더해지고, 여러 잡음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결정이 이뤄진다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국가로 자리잡는 것도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닐겁니다.

실제로 전세계 블록체인 생태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이오스'의 블록생산자(BP) 선거에서 한국의 이오시스와 이오서울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순위권 밖으로 밀렸지만 메인넷 론칭 초반에는 21위 안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력을 전세계가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한가지 더. 이날 만난 리스크 팀 관계자들도 국내 블록체인 플랫폼 프로젝트인 '아이콘'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또다른 한국 주도 프로젝트인 '코스모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들은 이 프로젝트들이 한국에서 주도한다는 것은 잘 알지 못했습니다.
국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으로 어떤 비전과 어떤 아이디어를 제시하느냐가 그들에게는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카카오의 그라운드X가 추진하는 플랫폼, 라인의 언블락이 추진하는 플랫폼들도 당당히 글로벌 블록체인 무대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2018 KPF 디플로마-블록체인 과정에 참여후 작성되었습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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