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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경기지표] 美 금리인상·G2 무역갈등 직격탄.. 신흥국서 두달새 126억달러 유출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9 17:36

수정 2018.06.29 20:29

아시아권서 주식 68억달러 채권 92억달러 이탈 '심각' 
통화절하 압박도 강해져 
[불안한 경기지표] 美 금리인상·G2 무역갈등 직격탄.. 신흥국서 두달새 126억달러 유출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대외적 요인으로 최근 두달 새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 유출은 신흥국 중에서도 아시아에 집중됐으며 아시아 신흥국들은 미·중 무역갈등 탓에 향후에도 전망이 밝지 않다.

2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 사이 신흥국에서는 총 126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권역별로는 아시아가 주식 68억달러, 채권 92억달러로 유출이 가장 심각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태국, 베트남을 대상으로 살펴봤을 때 인도네시아와 대만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올해 1·4분기만해도 9억1800만~23억72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하지만 2·4분기에 들어서면서 미 기준금리 인상이 연 4회로 확정되자 베트남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버렸다.


국금센터 박미정 연구원은 "최근 신흥국 외국인 자본유출 규모가 과거 금융불안 시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무차별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경향은 강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전에는 특별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특정 국가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식이었지만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 신흥국 전반에서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일례로 2013년 6월 긴축발작 당시에는 신흥국에서 232억달러가 유출됐으며 2015년 8월 중국이 위안화를 절하하자 103억달러,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에는 147억달러가 빠져나갔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2월 87억달러가 최대 수준이다.

미 기준금리 인상 못지않게 신흥국에 타격을 주는 것은 미·중 무역갈등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은 총수출의 28.5%가 가공무역이며 중간재 수입의 절반 가량을 아시아에서 조달한다"면서 "중국의 수출길이 막힌다면 베트남,말레이시아, 대만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대만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국(중간재)을 통한 대미 간접수출 비중은 6.3%, 말레이시아는 4.1%, 한국과 홍콩은 3.2%다.
또 대미 수출 익스포저(직접수출과 대중 중간재 간접수출을 합한 것)는 베트남이 24.3%로 향후 G2 무역갈등에서 베트남이 가장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아시아권의 통화 절하 압력도 강해지고 있다.
4월 이후 태국은 4.7%, 인도는 4.3%, 말레이시아는 3.4%, 대만 3.2%가량 달러 대비 가치가 떨어졌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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