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양승태 사법부 ‘상고법원 반대’ 하창우 前변협회장 사찰 정황 수사

하창우 전 대한변협 회장
검찰이 상고법원에 반대하던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상대로 양승태 사법부가 뒷조사 등 각종 '공작'을 벌인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는 전날 하 전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에 등장하는 하 전 회장 압박 계획이 실제로 실행됐는지 등을 물었다.

하 전 회장은 2015년 2월부터 2년간 대한변협 회장을 지내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상고법원 구상을 '위헌적 발상'이자 '대법관 수를 제한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검찰이 법원행정처로부터 넘겨받은 410개 문건 중 '대한변협 압박방안 검토', '대한변협 대응방안 검토', '대한변협 회장 관련 대응방안' 등에는 하 전 회장을 겨냥한 각종 불법성 조치가 여럿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건에는 법원 등기부 등본을 활용해 그의 건물 등 재산을 뒷조사하거나 법원 사건 검색 시스템을 통해 과거 수임 내역을 모아 국세청에 넘기는 방안 등이 담겼다. 또 하 전 회장 개인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언론·변호사 업계에 흘리는 등의 계획도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하 전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대법원의 정보 없이는 절대로 쓸 수 없는 기사가 많이 나왔다"며 "오늘 본 행정처 문건에 기사 제목까지 적힌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문건에는 이 밖에도 대한변협의 상고법원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기 위해 변호사 평가제를 도입하고 대한변협 법률구조재단에 대법원 지원액을 삭감하는 계획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대법원은 하 전 회장 재임 시기 지원액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검찰은 문건에 담긴 내용이 직권남용과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위반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앞서 법원 특별조사단은 이 같은 문건 내용을 확인했지만, 조사보고서에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검찰은 '디가우징' 방식으로 훼손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PC 하드디스크를 비롯해 임종헌 전 차장 등 법원행정처 간부·심의관들의 하드디스크와 이메일 등 법원행정처가 한 차례 거부한 자료들을 임의제출해줄 것을 다시 요청한 상태다.

검찰은 법원을 설득하는 동시에 이미 확보된 문건들을 토대로 관련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작업을 병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