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인플레, 마침내 목표 도달 …연준 대응에 관심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2 11:12

수정 2018.07.02 11:12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ap연합.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ap연합.
【워싱턴 = 장도선 특파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6년여만에 처음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설정한 2% 목표에 도달했다.

강력한 경제 성장과 타이트한 노동시장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연준 목표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온 인플레이션은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2% 상승했다. 이는 4월의 1.8%에서 0.2%포인트 오른 것으로 시장 전망치 1.9%를 상회하는 결과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가격지수가 연준 목표에 도달한 것은 201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등 인플레이션 측정 기준은 다양하지만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지표는 근원 PCE 가격지수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2%를 경제가 과열되지 않고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간주한다.

미국의 실업률이 이미 연준의 장기 목표인 4.5%보다 크게 낮은 3.8%로 하락한 가운데 연준의 물가 목표 마저 달성됨에 따라 향후 연준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의 목표 초과를 일부 허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인플레이션이 2019년과 2020년에 연준의 목표치를 일시적으로 조금 넘어서더라도 용납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또 블룸버그는 연준이 지난 5월과 6월 정책성명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와 관련, ‘대칭적’이라는 단어를 추가했음을 주목한다. 연준이 ‘대칭적’ 인플레이션 목표라는 용어를 공식 사용한 것은 2% 목표 초과 허용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버렌버그캐피탈마켓의 이코노미스트 미키 레비는 지난달 29일자 노트에서 연준은 그들이 허용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목표 초과치와 초과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를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도 고객 노트에서 “인플레이션은 장기간 연준의 목표 아래에 머물러왔다. 때문에 일부 목표 초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5월 설문조사에 참여한 54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근원 PCE 물가가 2.5%에 도달할 때까지는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연준의 입장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지난달 경제 전망에서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을 금년 말 2%, 내년 2.1%로 예측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를 크게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미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피어스는 CNBC에 “연준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지금보다 더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우리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앞으로 몇 년간 분기 마다 한번씩 연준에 금리 인상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최근의 유가 상승 영향이 에너지 이외 분야의 가격에 침투하기 시작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세가 수입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한다. 수십년래 최저 수준인 실업률도 점차 임금에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공개된 미시건대 6월 소비자 심리지수 데이터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앞으로 1년간 인플레이션이 3%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5월의 2.8%에서 상승한 수치다.


WSJ은 지금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연준의 ‘수용적’ 통화정책이 ‘제한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하는 시기라고 지적하며 연준이 2019년 말 이전에 제한적 정책으로 옮겨갈 경우 시장에는 서프라이즈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jdsmh@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