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신흥국 '무역분쟁 직격탄'] 올 신흥시장 ‘악몽의 상반기’.. 통화·주식·채권 ‘트리플 추락’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1 17:06

수정 2018.07.01 17:06

[신흥국 '무역분쟁 직격탄'] 올 신흥시장 ‘악몽의 상반기’.. 통화·주식·채권 ‘트리플 추락’

올해 상반기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신흥국 시장은 통화, 주식, 채권 모두 동반 추락했다. 하반기에도 글로벌 무역 갈등, 국제유가 상승, 달러 강세 등 리스크가 산적해 있어 불안감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1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JP모간신흥시장통화지수(EMCI)는 지난달 29일 64.522까지 내려 연초보다 7.47% 떨어진 채 상반기를 마감했다. 지난해 상반기 4.39%, 하반기 1.25% 각각 오르며 상승곡선을 이어가다 올 들어 내리막으로 돌아선 것이다.

국가별로는 신흥국 금융불안의 진원지인 아르헨티나의 페소가 최대 피해를 입었다. 페소 환율은 6월 29일 달러당 28.93페소까지 치솟아 연초보다 57.2%나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페소 가치가 반토막 난 셈이다.

인도 루피도 6월 28일 달러당 69.0925루피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반기를 마감했다. 이외에 터키 리라, 브라질 헤알, 러시아 루블 등이 가치 급락에 시달리고 있다.

신흥국 증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신흥시장 중대형주 주가를 집계한 MSCI 신흥시장(EM)지수는 6월 29일 1069.52로 마감해 연초보다 7.6% 내린 채 상반기를 끝냈다. 특히 이 지수는 올해 2.4분기 8.5% 폭락하며 2015년 3.4분기 이후 최악의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세계 22개 신흥시장 중대형 기업의 주가를 바탕으로 산출하는 FTSE 신흥지수도 연초보다 8.04% 내린 520.71로 상반기를 마쳤다. 신흥국 채권시장의 지표인 EMBI 글로벌 신흥시장 벤치마크채권지수는 6월 29일 765.69로 마감해 상반기 5.23% 낙폭을 기록했다.

해외 투자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머징마켓 포트폴리오리서치(EPFR) 집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신흥시장 주식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502억달러에 달했다. 전년 동기 423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하반기에도 신흥시장에 먹구름이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근 폭락이 신흥시장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이게 한다며 투자자들이 다시 발을 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많은 투자자들은 하반기에도 악재가 많아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N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발렌타인 반 뉴번하인은 "미국 금리인상, 달러 강세, 유가상승, 무역갈등 고조 등이 뒤섞이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 머물 만한 요인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코앞에 닥친 악재는 달러 강세다.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금리인상 예상 횟수를 3회에서 4회로 늘려 잡으면서 달러 강세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미국의 5월 근원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 6년 만에 연준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목표에 도달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와 강달러 흐름을 부채질하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