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일반

“스위스 , 블록체인으로 사업자 등록 10일→1시간 30분으로 단축”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2 15:31

수정 2018.07.02 15:33

스위스 블록체인 플랫폼 업체 프로제우스의 패트릭 알레만 CIO 인터뷰
"韓정부, 블록체인-암호화폐-ICO  분리하는 접근방식 지양해야"
“우리의 첫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스위스에서 기업이 사업자 등록을 할 때 평균 10일 이상 걸렸던 과정을 1시간 30분 정도로 줄이는 일이었다. 담당인력을 아무리 늘려도 소화할 수 없는 일을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해결한 것이다. 또한 스위스 바젤 대학교와 상대적으로 위·변조 가능성이 높은 졸업장을 블록체인으로 사전에 방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제우스의 패트릭 알레만 공동창업자 겸 CIO
프로제우스의 패트릭 알레만 공동창업자 겸 CIO

스위스 블록체인 플랫폼 업체 프로제우스의 패트릭 알레만 공동창업자 겸 최고정보책임자(CIO· 사진)는 지난달 29일 서울 테헤란로 오크우드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문서의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특성을 기반으로 누구나 관련된 ‘댑(DApp, 분산형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오는 20일 블록체인 베타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하며 실제 진행했던 사례를 전했다.

앞서 지난 2월 프로제우스가 암호화폐공개(ICO)를 진행한 ‘XES’는 유틸리티 토큰이다. 프로제우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댑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쓴다.
이와 관련 알레만 CIO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는 그 자체로 지급결제 수단이지만 우리 토큰은 우편을 부칠 때 이용하는 우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며 “프로제우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각자 비즈니스모델(BM)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제우스 역시 ‘블록체인 업계 워드프레스’를 지향하고 있다. 알레만 CIO는 “전 세계인들은 현재 굉장히 많은 문서를 기반으로 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며 “우리는 페이퍼를 사람과 기계가 모두 읽을 수 있도록 변환하는 동시에 블록체인에 올려 암호화처리를 하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문서를 지속적으로 주고받을 때에도 위·변조에 대한 위험성을 체크할 필요 없이 쉽게 문서를 공유하고 배포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대표 직인을 찍어 원본임을 증명해야 했던 것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디지털 원본’으로 신뢰를 높이는 형태다. 프로제우스는 ICO 과정에도 이 기술을 적용해 자금조달과 계약, 프로젝트의 정의 과정을 모두 개방하고 투명성을 높였다.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 확장의 일환으로 홍콩과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 밋업(자발적 오프라인 모임)을 열기 위해 온 알레만 CIO는 아시아 지역 블록체인 생태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이더리움 재단이 스위스에서 시작된 것도 각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있어 좋은 세제 혜택과 규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반면 한국 등 아시아 국가와 같은 커뮤니티나 벤처·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생태계는 약하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한국이 ICO를 전면 금지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낙관론을 내놨다. 알레만 CIO는 “전 세계적으로 규제당국은 신속하게 신기술을 따라가거나 지켜보는 방법을 택하는데, 한국 정부는 후자를 택한 것 같다”며 “특히 암호화폐 거래 등 너무 과하게 끓어오른 열기를 한국 정부가 잠시 끊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가 그 기술이 성숙해지길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 여긴다”면서 “다만 블록체인, 암호화폐, ICO는 생태계 자체가 연동돼 움직이기 때문에 분리해서 접근하는 정책은 지양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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