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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제재 사안별 대응.. 유가급등 우려 여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3 17:38

수정 2018.07.03 21:27

이란禁輸 비동참국 제재.. 무관용 원칙서 한발 물러나
이란, OPEC 3위 산유국.. 전문가 "이란 수출중단땐 부족분 메울 산유국 없어"
美, 이란제재 사안별 대응.. 유가급등 우려 여전

미국이 이란 석유수입 금지와 관련해 수입 당사국들과 사안별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6일(현지시간)부터는 어떤 경우에도 이란 석유를 한 방울이라도 수입하면 미국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에서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석유전문가들은 이란 석유가 시장에서 사라지면 전세계가 석유공급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 경제제재를 총괄하는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브라이언 훅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이란 경제제재와 관련해 각국의 요구를 '사안별'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훅 실장은 "(이란) 석유수입을 줄이는 나라들과 사안별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란 제재는 당초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 제재는 예정대로 추진...압박 계속

그는 자동차 거래와 금 등 주요 금속 거래는 8월6일부터 금지되고, 11월4일부터는 이란 석유수입과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도 금지된다고 재확인했다. 훅은 벌써 50여개 다국적 기업들이 이란 철수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 자동차 업체 푸조, 독일 지멘스를 비롯해 50여개 다국적기업들이 미 경제제재에 맞닥뜨릴 경우의 충격을 우려해 이란과 사업을 중단하기로 선언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은 전세계 나라들과 기업에 이란 정권이 정책을 바꿀 때까지 강력한 경제적 압력을 가하겠다는 점을 확실히 해왔다"면서 이란에서 철수하는 기업들 대부분은 에너지, 금융업종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훅은 이어 미 행정부가 "각국 정부와 민간 부문에 이란과 사업을 계속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벌써 유럽과 아시아 13개국으로 팀들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서방 외교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한 핵협상으로 자신감을 얻어 이란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강도 높은 압박으로 인해 북한이 결국 핵협상 테이블에 나왔다고 믿고 있으며 이를 이란 핵협상에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훅은 "미국은 이란의 해외 자산을 동결하고, 이란이 (달러, 유로 같은) 경화를 손에 쥘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적극적인 압박을 가할 것"이라면서 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란과 거래하는 당사국이나 기업들에 "행동을 취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증산요청 사우디 아직 답없어

석유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란 제재가 결국 유가 급등을 부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3위 산유국으로 하루 240만배럴 넘게 수출하는 이란의 석유수출이 중단되면 그 부족분을 메울 능력이 산유국들에 없다는 것이다.

이전 경험에 비춰볼 때 이란 석유수출을 절반 이상 감축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석유수출 금지에 따른 부족분을 모두 메울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에 증산규모의 2배 수준인 하루 200만배럴 증산을 요구했지만 사우디는 확실한 답을 주지 않았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사우디가 그 정도 증산여력이 있다고만 답했다고 밝혀 증산 약속을 받아내지는 못했음을 시인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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