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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발주 '국산 화물창' 탑재 LNG선 결함..美서 운항 중단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6 09:40

수정 2018.07.06 09:40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LNG선박 'SK 스피카'호. 이 선박에는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LNG 화물창 'KC-1'이 탑재됐다. SK해운이 운항하며, 배는 삼성중공업이 건조했다. 6일 현재 화물창에 일부 결함으로 운항을 중단한채 미국 항만에 정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LNG선박 'SK 스피카'호. 이 선박에는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LNG 화물창 'KC-1'이 탑재됐다. SK해운이 운항하며, 배는 삼성중공업이 건조했다. 6일 현재 화물창에 일부 결함으로 운항을 중단한채 미국 항만에 정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해 지난 3월 인도된 '한국형 화물창(KC-1)'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에 일부 결함이 발견돼 운항이 중단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선사인 SK해운, 배를 건조한 삼성중공업이 책임 소재를 놓고 현재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 LNG 선박은 17만4000㎥ 규모로 'SK 스피카'호로 명명된 배다. 지난 2014년 가스공사가 20년간(2017~2037년) 미국 사빈패스로부터 연간 280만t의 LNG를 도입하기 위해 발주한 여섯 척(국적 22~27호) 중 마지막 한 척이다. 삼성중공업이 2014년 건조해, 지난 3월 운항사인 SK해운에 인도됐다. 특히 이 선박에는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LNG 화물창 'KC-1'이 탑재돼 주목받았다.

SK해운은 4월23일 첫 운항으로 미국 셰일가스를 선적해 파나마운하 및 태평양을 거쳐 5월 21일 가스공사 LNG 생산기지에 하역할 계획이었다.

이날 국회와 가스공사 등에 따르면, LNG 운송을 위해 지난 4월 23일 미국 사빈패스 LNG 터미널에 도착한 'SK 스피카'가 '화물창 결함'으로 인해 75일째 현지 항만에 정박 중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정훈 의원실이 가스공사로부터 받은 'KC-1 화물창 탑재 LNG선박 인도 후, 고장 발생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LNG 선적 사전작업을 하던 중 LNG를 저장하는 화물창의 내부경계공간 이슬점(Dew point)이 상온으로 측정됐다. 영하일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다는 뜻이다. 내부경계공간(IBS) 내 습기가 응결될 경우 화물창의 핵심부품인 멤브레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결함을 확인한 SK해운은 LNG 선적을 중단하고 172억원의 비용을 들여 대체 선박을 투입했다. 이같은 대체선박 비용 투입 및 선박 결함 문제를 놓고 삼성중공업과 소송 중이다. 현재 SK해운은 상온 이슬점 문제로 LNG선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이슬점은 국제 규정상 관리대상이 아니므로 선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최초 선박 인도 지연에 따라 SK해운이 삼성중공업을 상대로 지체 보상금 약 200억원을 청구한 소송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는 "KC-1화물창 국산화와 선박발주자로 양 당사자가 원만한 합의를 이루도록 적극 노력해 왔으나, 아직 양사간 의견대립이 첨예한 상태"라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천연가스 수급 안정과 국내 조선·해운산업 발전을 위해 LNG 국적선 핵심기술 국산화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이 선박에 탑재된 '한국형 LNG 화물창(KC-1)이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결과물이다. LNG 선박 명명식 당시 가스공사는 "우리나라가 프랑스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LNG 화물창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LNG 국적선 사업의 쾌거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했다.

가스공사는 자사가 보유한 육상용 멤브레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조선 3사(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와 2004년부터 10년간 공동 연구를 거쳐 한국형 화물창을 개발했다. 국책과제로 197억원을 투입했다. 그간 LNG 화물창은 국내 원천기술이 없어 프랑스(GTT)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LNG 선박 1척당 약 100억원(선가의 5%)의 기술료를 지불해왔는데, 이를 절감하기 위해 국산화를 추진했었다.

하지만 선박 건조 당시, 화물창의 핵심부품인 멤브레인 시트 제작 차질로 선박 인도가 5개월가량 늦어졌다. KC-1 화물창 제작업체의 제작기술 부족 및 시험제작 지연 등으로 최초 설계상 KC-1 멤브레인 시트 두께를 제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세차례의 설계변경을 통해 규격 두께를 줄여 제작했다. 결국 납기 일정이 5개월이나 지연됐다.

김 의원측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제작한 LNG 저장고의 결함으로 LNG 선박이 운항을 중단한 채 해외에 정박해 있다. 기술개발의 총괄 책임기관이자 실질적인 선주인 가스공사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는 "선박의 건조 및 운항과정에서 나타나는 기술적 결함여부 판단과 입거수리 등에 대한 조치는 선박의 건조계약 당사자인 운영선사(SK해운)와 조선사(삼성중공업)간 상호 협의로 결정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스공사는 "기술적 결함여부 판단과 입거 수리 등 조치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조율로 양사간 분쟁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술적 결함이 확인될 경우 가스공사는 KC-1 기술개발사, 설계사(KLT)의 주주로서 분담되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일한 화물창 기술이 탑재된 또다른 LNG선 '국적 26호선(SK 세레니티)'도 미국에서 LNG를 싣고 한국으로 운항하던 중 화물창 내부경계공간(IBS)에 가스가 누출되고, 화물창 외벽 일부에 결빙현상이 발생하는 결함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는 추가 가스 누출이 없고 결빙현상에 대한 설비를 보완해 '국적 26호선'은 현재 정상 운항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형 선박탑재 LNG저장고(KC-1)가 탑재된 선박 2척의 가격은 4억1200만 달러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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