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빈집 천지" 울산 주택시장 앞이 캄캄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8 17:35

수정 2018.07.08 17:35

현대중 해양사업 중단 여파
동구,마이너스 7%대 기록
집값 10% 떨어지면 '심각'
#. 현대중공업 본사가 위치한 울산시 동구에 다세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A씨(61)는 은퇴한 지 한참 지난 요즘 계약직 일자리를 구해 다시 일하고 있다. 은퇴 후 노후자금을 모두 투자하고 나머지는 대출을 통해 마련한 건물에 빈방이 벌써 3개나 나왔기 때문이다. 월세수입으로 은행 이자를 충당하기도 빠듯해진 A씨는 지역의 경기 침체가 길어질 것이란 소식에 걱정이 더 깊어지고 있다.

"빈집 천지" 울산 주택시장 앞이 캄캄

조선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울산광역시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특히 지난해부터 본격 하락세에 접어든 울산 동구의 집값이 지난달 현대중공업이 해양사업부 가동 중단을 발표하면서 하락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8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울산시 동구의 하락폭이 유독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주간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전국 평균이 -0.05%, 울산시 평균은 -0.22%를 기록한 가운데 현대중공업 본사가 위치한 울산시 동구는 -0.25%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이 지역의 지역경제는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중단 소식으로 더욱 크게 출렁였다. 지난달 22일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야드 가동 중단을 공식화하면서 현재 가동중인 작업이 7월말 마무리되면 더 이상 수주한 잔량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해양플랜트 가동 중단은 지난 1983년 창설 이후 처음이다.

지역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지표에 반영되지 않은 바닥 심리는 더 심각하다.

울산시 동구 현지 B공인 관계자는 "요즘은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아예 없다. 지난해 내놓은 집도 아직 안 나가고 있는게 현실"이라면서 "'나가면 안 들어온다'는 말이 통용되고 있다. 실제 원룸은 물론 아파트도 빈집이 천지(많다)"라고 말했다.

다세대 건물로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는 C씨도 "방이 다섯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빠지고 나선 세입자를 찾지 못했다"면서 "현대중공업 공장 출구 바로 앞이라 방이 비는 때가 없었는데 걱정이다. 해양사업부 종사자만 3000명이고 하청 업체 직원들은 더 많은데 앞으로 빈방이 더 늘지 않겠냐"라고 토로했다.

실제 이 지역은 은퇴자들이 기존에 살고 있던 주택을 임대 가능한 다세대 주택으로 리모델링한 건물이 밀집해 있다.
세입자는 주로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들이라 경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격차, 경기 침체로 인한 부동산 시장 붕괴와 관련해서는 정부 및 업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통상 10% 집값이 떨어지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봐야 하는데 울산시 동구는 지난해부터 누적하면 -7%대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울산시 동구의 경우 특별 모니터링 지역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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