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혁신]

대출 질 개선은 공감.. 금리상한 주담대 부활은 논란 예고

가계부채 대책.. 은행권 반응
차주 상환능력 중심 대출 정착.. 부동산 리스크 파악·분석 환영
4분기 금리상한 주담대 확대 내용 혼선에 대책회의 열기도

금융감독원이 9일 발표한 금융감독혁신 과제에 대해 은행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대출의 질을 개선하고 서민과 취약차주에 대한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인위적으로 금리상승을 제한하는 금리상한 주택담보대출 활성화 유도방안 등에 대해선 난색을 표했다. 이번 혁신과제에 포함된 대부분의 내용들은 기존 규제, 가이드라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사후관리, 감독 강화 측면에선 예전보다 강화된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 은행권의 분석이다.

■300조 개인사업자 대출 밀착점검

금감원이 이날 발표한 혁신과제의 핵심은 대출의 질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크게 둘로 나누어 차주 상환능력 중심의 대출관행을 정착시키고 대출이 본래 용도에 맞게 쓰였는지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규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장 DSR포트폴리오 관리지표(가계대출 신규취급액 중 고DSR 대출의 비중을 일정비율 이내로 관리하는 것)를 은행은 오는 10월부터, 저측은행과 제2금융권은 내년 상반기 중 도입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나는 이른바 '풍선효과'에 대해서도 경계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달 처음으로 잔액이 3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5월 개인사업자 대출은 11조3000억원이 늘어 2008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당국은 이렇게 대출받은 자금이 부동산에 흘러간다고 보고 부동산임대업 대출 증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용도외유용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 3월 은행권에 도입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7월에는 상호금융, 10월에는 저축은행까지 확대 적용한다.

취약차주에 대한 채무상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도 제시됐다. 담보가 없거나 신용도가 낮은 이른바 금융소외계층들도 정당하게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은행의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점검하고 통신비, 세금 납부 실적 등의 정보도 신용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또 4.4분기에는 취약 차주를 위해 채무조정 제도, 기한이익 상실시점 연장 등 개선방안이 나온다.

당국은 은행권 취약차주 부담 완화를 위해 취약계층 신용대출 원금감면대상을 현재 특수채권에서 일반채권까지 확대한다. 실업, 질병 등으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는 은행에 '채무조정 요청권'을 부여하도록 대출약관에 관련조항을 신설할 예정이다. 또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험에 빠진 차주의 신용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기한이익 상실 시점을 연장할 방침이다.

■금리상한 제한상품 부활 '논란'

이날 발표에 대해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규제의 경우 지금도 권역별 목표치(7~8%)를 지키고 있어 문제가 없지만 금리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에 대해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4.4분기에 금리상한 주택담보대출이 확대되도록 유도하겠다는 내용에 대해선 혼선을 빚었다.

금리상한 주택담보대출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에 금리상한 옵션이 붙은 상품으로 대출의 기준금리가 상승해도 일정 한도 내에서 금리상승이 제한된다. 과거 여러은행이 이 상품을 취급하긴 했지만 저금리 기조에선 굳이 옵션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이용하는 고객이 없어 현재는 거의 판매가 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과거 판매되던 상품을 부활시키겠다는 것인지, 금리 상단을 제한하는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 나온다는 것인지 파악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했다. 일부 은행들은 이날 오전에 긴급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측은 "현재 이 상품은 KEB하나, 신한, 부산은행에서 취급 중인데 부산은행만 일부 판매성과가 있다"면서 "금리 상승기에는 유용한 상품이므로 하나의 옵션으로 활성화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동산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영향을 분석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선 환영의 목소리가 많았다. 부동산 경기와 금융권 이슈가 민감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 국민들의 자산 70~80%가 부동산이라는 통계가 있는 만큼 부동산 경기는 은행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당국은 부동산 관련 펀드.신탁.유동화증권 등 그림자금융을 포함한 전 금융권의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스트레스 테스트 정례화 등을 통해 부동산경기 하락 등이 부동산 익스포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할 예정이다. 과도한 부동산 투자·융자로 인한 거품경제 형성을 막기 위해 충당금 적립률 상향 등 건전성 규제도 정비한다. 이 밖에 역전세난으로 인한 전세자금대출 차주(세입자)의 피해방지를 위해 3.4분기에 전세자금 반환보증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