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레저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팔팔 끓인 삼계탕이라도 식중독 걸릴 수 있답니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2 17:05

수정 2018.07.12 17:05

7∼8월 '캠필로박터 식중독' 집중 발생
열에 약하지만 생닭 씻을 때 주변 오염
무더운 여름에는 식중독 사고가 많이 발생합니다.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은 후 72시간 이내에 발생하고, 복통, 설사,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복날이면 많이 찾는 삼계탕을 섭취할 때는 '캠필로박터 식중독'을 조심해야 합니다.

을지병원 소화기내과 박영숙 교수는 12일 "캠필로박터 식중독의 잠복기간은 보통 1~3일인데, 길게는 10일까지도 가능하다"며 "닭고기 섭취가 증가하는 여름철, 가정에서 생닭 조리 시 교차오염에 유의하고 생활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캠필로박터균 식중독은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설사의 원인 중 하나로 5~14%를 차지합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캠필로박터 식중독은 드물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최근 식중독 발생 건수(환자수)는 2013년 6건(231명), 2014년 18건(490명), 2015년 22건(805명), 2016년 15건(831명)으로 증가추세입니다.

주로 외국에서는 살균하지 않은 유제품을 마시고 감염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육류와 도시락이 원인 식품인 경우가 흔합니다. 또 여름철 보양식으로 삼계탕 등 닭요리 섭취가 증가하면서 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

캠필로박터균은 사람의 체온보다 높은 42℃에서 잘 증식하는 호열성 세균으로 체온이 높은 가금류 특히 닭의 장관 내에서 쉽게 증식합니다. 뿐만 아니라 냉동 및 냉장상태에서도 장시간 생존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다행히 캠필로박터균은 열에 약해 가열 조리과정에서 쉽게 사멸합니다. 하지만 생닭을 씻을 때 물이 튀어 주변 식재료를 오염시키거나 생닭과 날로 먹는 채소를 같은 조리기구로 사용하면 교차 오염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캠필로박터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은 끓여 마시고 닭고기는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합니다. 특히 생닭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 맨 아래 칸에 보관하고 생닭을 씻을 때는 주변의 조리기구와 식재료를 치우도록 합니다. 여름철에는 조리도구를 채소용, 육류용으로 구분해서 사용하고 충분히 소독해야 합니다. 생고기 역시 용기나 비닐을 분리해서 보관하도록 합니다. 생고기 조리 시 사용했던 기구는 깨끗이 세척, 생고기 조리 후에는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으면 교차오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캠필로박터 식중독이 발생하면 복통, 발열, 설사, 혈변 등이고 두통, 근육통, 구역질, 구토가 함께 동반됩니다. 설사는 거의 모든 경우에 발생하며 복통과 발열은 3분의 2 이상에서 보이고 혈변은 절반 정도에서 나타납니다.

이 증상이 나타나기 전 잠복기는 1~3일 이지만 길게는 10일까지도 가능합니다. 증상이 경미할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만으로 대개 2주 내에 회복됩니다.
하지만 설사 고열 복통이 오래 지속되거나 특히 면역력이 약한 유아나 노인, 병약자들은 항생제를 포함한 보존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식중독 환자의 경우 설사나 구토로 인해 탈수 현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물을 많이 먹거나 주사제 등으로 수분을 보충해줘야 합니다.
또 급성기에는 우유나 유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고 야채 같은 고섬유질 음식, 지방, 신 음식을 비롯해 커피, 코코아, 콜라 등은 삼가해야 합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