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최저임금 대란] 편의점주들 죽을맛.. "알바생보다 월급 적어요"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2 17:34

수정 2018.07.12 17:34

본사서 받는 월 800만원중 인건비·유지비 떼고 나면
점주 손에 남는건 150만원 "임금인상은 말살정책"
[최저임금 대란] 편의점주들 죽을맛.. "알바생보다 월급 적어요"

정말 잘되는 곳 몇 군데를 빼고는 편의점 평균 매출은 4000만~5000만원이다. 점주들은 이 중 700만~800만원을 월급으로 받는다. 여기서 임대료 200만원, 세금.인터넷비 등 가게 유지비로 100만원이 나간다. 남은 400만~500만원에서 오전 근무자 인건비로 150만~200만원, 야간 근무자 인건비로 200만~250만원을 제외하면 점주가 가져가는 돈은 '알바 월급'보다도 못하다.

12일 소상공인과 편의점가맹주들의 최저임금 인상 불복종 선언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최저임금이 이미 전년 대비 10% 이상 올랐던 연초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사업주와 알바 모두에서 터져나왔고, 최저임금을 더 올리면 공동휴업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도 여러 차례 감지됐다.


편의점 업계의 경우 2개 이상 점포를 운영하던 점주들이 점포 수를 줄이거나 기존 가맹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CU.GS25.세븐일레븐 등 '빅3' 편의점의 점포 순증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2378곳에서 올해 상반기 1007곳으로 급감했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직접 근무하는 점주들도 절반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하루 2명 이상의 알바를 고용하던 점주들이 직접 계산대를 지키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편의점 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추가 인상은 '자영업 말살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편의점 점주는 "올해 들어 상당수 편의점주가 인건비 부담 때문에 본인이 직접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근무하고 있다"며 "점주, 오전 알바, 야간 알바 중 가장 시급이 높은 건 야간 알바"라고 자조적인 평가를 내놨다. 지난달 알바몬이 아르바이트 고용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더라도 절반 이상인 54.9%가 아르바이트 고용을 줄였다고 답했다.

또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에는 공고 감소는 물론 '7시간' 또는 '8시간'짜리 쪼개기 아르바이트 공고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 근로시간(8시간) 기준으로 일주일에 이틀만 일해도 고용주가 하루치 유급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법 규정 때문이다.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건비도 버거운 상황에서 또 최저임금을 올리면 운영에 한계에 이르러 점주들은 범법자가 될 수밖에 없고 폐업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일부 고용주들은 최저임금이 인상된 지 반년이 지나도 최저임금을 제대로 못 주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알바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알바생 중 3.9%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급여를 받고 있었다.
특히 자영업 매장에 근무하는 알바생이 4.2%,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4.1%로 최저임금 미달률이 높았다.

psy@fnnews.com 박소연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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