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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친박 기고만장".. 친박 "스스로 물러나라"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3 17:16

수정 2018.07.13 17:16

한국당 계파갈등 격화.. 김 대행, 친박과 전면전 선포
중립지대 의원도 퇴진 요구.. 16일 의총서 극한대립 예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오른쪽)과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오른쪽)과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계파 싸움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계파갈등 국면에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벌이던 신경전이 김성태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의 거취 문제로 좁혀지고 있다.

13일 김 권한대행은 친박근혜계를 겨냥 "기고만장한 모습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일갈했고 친박계와 중립지대 의원들은 김 권한대행을 향해 "파국으로 당을 이끌고 가는 것을 눈뜨고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불거진 김 권한대행의 막말이 뇌관을 건드리면서 친박계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친박 김진태 의원은 김 권한대행의 전날 행동에 대해 "공포영화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덮으려던 계파갈등이 비대위원장 영입을 코앞에 두고 분출돼 이젠 비대위를 통한 김무성계와 김 권한대행 주도의 인적청산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金 "친박 흔적 지우면 안돼"

김 권한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친박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더이상 과거 호가호위한 세력들이 어떤 명목의 이름으로도 당의 쇄신과 변화를 흔드는 것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내갈등을 야기시키는 행위에도 국민에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기 민망해 대응하지 않았는데 기고만장한 모습은 더이상 두고볼 수 없다"며 "이제와서 비대위 출범을 뒤엎으려는 작태에 대해선 납득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권한대행은 '친박 vs. 비박' 구도를 띄우는데 주력했다. 그는 "저는 잔류파라는 걸 들어보지못했다. 친박 비박만 존재할 뿐"이라며 "(언론인들은) 없는 잔류파를 만들어 친박의 흔적을 애써 지워주지 말기 바란다"로 당부했다.

친박과의 계파전쟁을 전면적으로 선언한 것으로, 김 권한대행은 이번 주말 예정대로 비대위원장 최종 후보를 발표해 친박과의 혈투를 대비할 태세다.

■"김성태 물러나는게 쇄신"

친박계와 중립지대 의원들도 가만히 있지않았다.

김기선, 김도읍, 김진태, 김태흠, 박대출, 이장우, 정용기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김 권한대행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어제 의총에서 김 원내대표의 예상치 못한 돌출행동에 의총장은 일순간 혼수상태가 됐다"며 "의총 막바지에 보여준 김 원내대표의 모습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끝도 없는 수치심과 절망감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가 당의 자멸에 이르는 상황에서 당장이라도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할 것"이라며 "더 이상 김 원내대표의 독선, 독주를 넘어 파국으로 당을 끌고가는 것을 눈뜨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친박, 비박 구도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원하는 구도"라며 "그래서 박성중 핸드폰을 통해 흘린 것 아닌가. 철지난 친박 구도에 기대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 하지 말고 제발 좀 스스로 거취를 정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김 권한대행이 물러난다고 할 때까지 퇴진 촉구를 이어갈 계획임을 밝히며 계파대립이 사그라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 속에 오는 17일 비대위원장 임명 강행을 놓고 오는 16일 열리는 의총에서 또 한번 대립이 예고돼 김무성계와 친박계간 갈등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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