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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국차 불매 움직임.. 현대차가 반사익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3 17:31

수정 2018.07.13 17:31

무역분쟁 본격화되며 '불똥'.. GM.포드 등 6월 판매 급감
사드갈등에 부진했던 현대차, 신차 앞세워 판매량 회복
中, 미국차 불매 움직임.. 현대차가 반사익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과 외교마찰을 빚어온 일본과 한국에 이어 미국도 중국 내 자동차시장에서 불매운동에 휘말려 판매급감 위기에 처했다. 반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고전해온 현대.기아차 판매는 지난달 중국 내 판매가 두배 이상 늘었다.

2012년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으로 일본차 브랜드가 막대한 타격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한국산 브랜드의 매출이 급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세계 최강국 미국의 차산업도 중국 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중국과 벌어지는 외교리스크가 외국산 차점유율을 좌우하는 형국이다.

■글로벌 차업계 외교리스크에 휘청

13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시장에서 판매된 승용차 187만4200대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계 브랜드의 판매량은 18만12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 줄었다.
지난해 사드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계 브랜드의 판매가 두배 이상 늘어나고 독일계 브랜드가 4.9%, 일본계 브랜드가 3.5%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급락세다.

미·중 무역갈등이 중국 소비자들의 미국산 불매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6월 중국 자동차시장에선 중국 토종 브랜드가 75만7700대, 독일계 브랜드 40만900대, 일본계 37만4200대, 미국계 18만1200대, 한국계 11만4100대, 프랑스계 2만7100대가 판매돼 각각 40.4%, 21.4%, 20.0%, 9.7%, 6.1%, 1.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전으로 가면서 미국차의 올 상반기 누적 차판매 실적도 부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6월 중국 승용차시장에서 12.0%에 달했던 미국계 브랜드 점유율이 올해 1∼6월 10.7%로 감소했다. 한국계 브랜드 점유율이 3.8%에서 4.7%로 늘어났고 독일계는 20.2%에서 21.0%로, 일본계 17.7%에서 17.8%로 소폭 증가했다.

■미국산 타격...獨.日브랜드 반사이익

지난달 미국산 차판매 급감은 시작에 불과하다. 중국의 불매운동 심리가 일부 적용됐을 뿐이다. 이달부터 관세폭탄이 적용되면 미국차에 미치는 충격파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중국은 지난 6일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발효에 맞서 자동차 관련제품 28개를 포함한 미국산 제품 340억달러어치에 대해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중국이 지난 1일부터 수입 완성차에 붙는 최고 25%의 관세를 일률적으로 15%로 인하한 것을 고려하면 현재 미국 수입차에 총 40%의 추가 관세가 매겨지고 있다. 관세부과에다 중국 불매운동이 갈수록 상승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중 무역전쟁 등 중국과 외교갈등이 중국 내 차점유율 구도를 뒤바꿔놓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미국산 브랜드가 타격을 받으면서 독일과 일본산 브랜드가 반사효과를 누렸다. 베이징의 한 GM 대리점 딜러는 인터넷에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 주장이 불거지면서 미국산 브랜드 대신 독일 또는 일본 브랜드로 일부 옮겨갔다고 전했다.


한국산 브랜드의 경우 지난해 말 양국 정상회담으로 사드 갈등이 봉합되면서 외교리스크가 다소 둔화된 데다 현대.기아차의 현지화 전략과 신차 브랜드 효과에 힘입어 부진했던 판매량을 회복해가는 단계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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