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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형 퇴직연금 가입자 10명 중 3명 "상품 투자비중도 몰라"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6 13:18

수정 2018.07.16 17:58

"디폴트옵션, IPS 등 제도적 지원 절실"
퇴직연금(DC형)을 직접 운용하는 근로자 10명 가운데 3명은 상품투자 비중조차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삿일을 하면서 복잡한 상품 등을 공부하고, 퇴직연금 운용에 신경쓰기가 녹록지 않아서다. 자동으로 연금을 운용해주는 '디폴트옵션' 도입이 절실한 이유다.

16일 금융투자협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DC형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 6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7%가 본인의 적립금 운용현황을 '잘 모른다'고 답했다.

또 실적배당상품 선택 시 외부 추천을 받는다는 비율이 68%에 달해 지나치게 수동적이라는 평가다. 본인이 직접 선택한다는 비중은 30%에 그쳤다.
가입자의 69%는 디폴트옵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업무에 바빠서 운용할 여력이 없거나 상품교체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디폴트옵션은 고객이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합의된 조건으로 자동 운용하는 것이다.

손실이 날 경우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전문가의 포트폴리오를 믿을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디폴트옵션이 필요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회사가 운용하는 DB형도 수동적인 운용패턴이 지속되고 있다. 갤럽이 DB형 퇴직연금 회사 담당자 2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퇴직연금 업무비중이 10%가 안 된다고 답했다.
퇴직연금 사업자당 평균 2.2개의 상품을 운용하고 있으며, 원리금보장상품의 비중이 91% 수준이었다. 금투협 측은 "퇴직연금에 중점을 두고 관리·운용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적립금운용계획서(IPS)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IPS는 퇴직연금 운용철학과 운용방법·기대수익률·위험한도 등을 명시한 것으로 투자원칙보고서로 불린다. 실제 DB형 담당자들의 56%가 "IPS가 도입되면 합리적인 운용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나석진 금투협 WM본부장은 "퇴직연금이 운용 중심으로 전환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임금상승률 수준의 합리적인 목표수익률을 IPS에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운용절차를 체계화함으로써 DB형 담당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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