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혼부부가 살기 좋은 세상?



"요새 신혼부부들은 선택지가 많아 좋겠어요. 전세가격 안정화로 전세물건 구하기도 쉽고, 신혼부부 희망타운이나 특별공급 물량도 늘었으니 집문제 고민은 줄어든 것 아닌가요?"

결혼을 앞두고 집문제로 고민하던 기자에게 한 취재원이 웃으며 한 이야기다. 최근 정부가 신혼부부를 위한 각종 주택공급 정책을 쏟아내는 만큼 이 기회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되고, 설사 마음에 드는 아파를 찾지 못했다면 급한 대로 싼(?) 전셋집에 들어가면 된다는 게 그의 조언이었다.

취재원의 말을 웃어넘겼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이 답답했다. 정책대상 조건에 해당되지 않아 이 모든 혜택은 기자에게 '그림의 떡'일 뿐이기 때문이다. 기자를 차치하고라도 현재 대다수 신혼부부는 '내 집 마련' 걱정이 줄었다고 생각할까. 각종 부동산카페와 취재 과정에서 기자가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아직 멀었다'는 결론이다.

우선 정부의 '신혼부부희망타운' 정책만 해도 '위치'와 '자격조건'을 둘러싼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입주물량이 과잉공급된 경기도 일부 지역이나 외곽에 희망타운이 공급되다보니 서울로 출퇴근하는 신혼부부에게는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신혼기준도 논란이다. 정부가 입주자격을 결혼 7년 이내로 제한하다보니 대책이 나오기 전 결혼해 혼인신고한 사람들은 의도치 않은 손해(?)를 보게 됐다.

정부가 신혼부부 특별공급물량을 늘렸지만 정작 신혼부부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5월 개정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발표하고 특별공급물량을 2배 확대한다고 밝혔다.
10%, 15%였던 민영주택과 국민주택의 특별공급 물량을 각각 20%, 30%로 늘리고, 특별공급 청약자격 소득기준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에서 120%(맞벌이는 120%에서 130%로)로 확대했다.

하지만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대출규제는 물론 금리인상 우려까지 높아진 가운데 월평균 소득의 100%라면 3인 이하 가구의 소득은 500만원 수준"이라면서 "생활비만으로도 빠듯한 이 사람들이 5억원 이상의 새 아파트를 청약받았다고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부모에게 전혀 지원받지 못한 대기업 맞벌이 부부는 오히려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왜 아직도 많은 사람이 서울에서 조금 더 싼 아파트를 '매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정부가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건설부동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