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회, 정쟁 대신 입법경쟁을

'자기 밥그릇 싸움만 하는 게 국회의원이지.' 국회의원이 들으면 그 나름 억울하고 항변할 일이다.

하지만 매번 국민의 편에 서기보다는 당리당략과 정치적 계산에만 매몰돼온 탓에 국회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이렇듯 여전히 차갑다.

'입으로'는 민생과 국민을 외치지만 정작 중요한 시기에는 민생보다 당과 개인이 우선이었다.

6월 국회는 개문발차한 상태에서 성과는 거의 없었다. 6·13 지방선거,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협상 과정, 국회의장단과 각 당별 상임위원장 선출, 각 당의 전당대회 준비 등 대형 이슈가 많았다.

하지만 이 모든 이슈들을 정면으로 관통하는 것은 민생 챙기기가 아닌 '자리싸움'이었다.

여야 모두 '알짜' 상임위를 가져가는 데만 몰두했고, 각 당 내부에선 서로 '내가 상임위원장감'이라며 재선, 3선 등 중진 의원 간 볼썽사나운 자리다툼만 이어졌다.

국회에 계류 중인 1만여건에 달하는 법안을 심사해야 할 시간에, 그것도 두달여 동안 국회는 자리다툼하느라 허송세월한 것이다.

그 시간에 어린이 통학차량에서 하차 여부를 반드시 확인토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심사해 처리했더라면 최근 잇따른 차량 내 어린이 사망사고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마저 든다.

물론 정치가 이념과 정체성이 다른 각 당이 핵심 민생이슈를 놓고 갈등을 빚는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일 게다. 정치는 싸움을 통해서만 존재의 의의를 갖는 숙명을 타고났다.

다만 정치의 세련미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결과물'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존재적 의미를 갖게 된다.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숱한 정치공학적 정쟁이 끝도 없이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이익만 앞세운 싸움은 길어질수록 누구를,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 목적이 흐려지기 십상이다. 문제는 '싸움의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싸움의 본질적 목적은 민생이고, 국민이어야 한다.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은 민생입법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최근 국회는 원 구성협상을 마무리 짓고, 후반기 국회 가동을 위한 닻을 올렸다.


이제부터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입법 싸움에 나서야 한다. 당리당략과 권력욕을 위한 치졸한 싸움이 아닌, 민생을 위한 '건강한' 다툼을 해야 한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일때 국민들은 비로소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국민을 위한 리그'로 정치권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하게 될 것이다.

pja@fnnews.com 박지애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