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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대출 ‘고무줄 한도’


서울 종로에 거주하는 대기업 직장인 장 과장(39세)은 최근 이사할 집 계약을 마치고 은행 대출을 알아보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방문하는 은행마다 대출 금액 한도가 최대 4배 이상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장 과장은 "소시민들에게 집은 평생 한두번 구매하는 가장 큰 사건인데 은행 창구 직원들에겐 남의 일처럼 여겨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소시민 장과장의 자세한 사연은 이렇다. 그는 3살 된 아이의 어린이집과 가깝고 안전한 인근 아파트로 이사 가기 위해 5000만원의 계약금을 내고 은행 대출을 알아봤다. 2016년 1월에 산 기존 아파트는 시가 3억4000만원에 일부 대출금이 남아 있었다. 새 아파트의 매매 계약가는 5억6000만원.

은행 대출을 받으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으나 처음으로 방문한 우리은행 대출 상담 직원은 대출 가능 한도가 5600만원이라고 얘기했다. 장 과장은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다른 지점에 방문해 봤으나 두 은행 모두 8000만원 정도가 대출 한도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농협은행을 방문하게 됐고 1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대출 상담을 진행하던 은행직원은 더 나은 조건의 정책 상품을 소개해줬다. 장과장은 결국 주택금융공사의 'e보금자리론'을 통해 낮은 금리로 2억3000만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최근 은행권은 고무줄 대출금리로 여론과 감독 당국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은행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자체적인 기준으로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산정하는데 가산금리를 속인 것이다. 가령 소득이 있는 대출자임에도 전산을 입력할 때 '소득없음', 담보가 있는데도 '담보 없음'으로 입력하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가산금리를 더 책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대출한도를 산정하는 공식은 정해져 있지만 상담 직원의 경험에 따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에서 다르게 적용할 여지는 있다"며 "은행도 이익을 추구하는 기관인 만큼 금리가 저렴한 정책상품보다 먼저 은행의 자체 대출 상품을 안내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