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광역단체인 예테보리시의 시립 도서관 건물 안에는 재밌는 문구가 쓰여있다. 2015년부터 시는 전기버스를 운영하면서 소음이 적고 배기가스 배출을 안하는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도서관 건물 안에 버스정류장을 설치하는 아이디어를 냈고 현재 이 정류장으로 전기버스가 계속해서 운행 중이다. 시립도서관 내부로 전기자동차가 들어와 정차하고, 손님을 실어나간다. 버스가 조용하면 여러가지 다른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버스 안에서 유명 가수의 공연을 갖기도 했다.
■'지옥'에서 '친환경 도시'로 재탄생
예테보리시에서 전기버스를 운영하게 된 건 '일렉트릭시티'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예테보리 시당국에서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일환인 '일렉트릭시티' 프로젝트는 예테보리시, 대중교통 관리당국, 버스회사, 볼보, 에릭슨, 전기공기업, 에너지공기업, IT기업, 대학 등 15개 파트너와 협업으로 이뤄졌다. 볼보는 전기차를 제공하고 에릭슨은 전기차 운행을 보다 최적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식이다. 전기차가 직면하는 두 가지 문제는 어디서 충전할지, 언제 충전할지 인데 도시계획을 세울 때 예테보리시가 이를 고려해서 정책에 반영, 새로운 교통 솔루션을 제공했다.
에릭슨 관계자는 "먼저 10대의 전기자동차 운행 루트를 개설, 버스정류장 인프라를 활용했다"라며 "도시에서 운행하는 버스데이터를 통합하고 이를 민간에게 공개해 앱 등을 개발하는 것을 독려했고 버스가 운행하면서 대기질 등의 정보를 수립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시티바이크' 프로젝트를 통해 대기질 모니터를 시에서 설치한 자전거에 장착해 대기질을 측정하고 충돌 위험 발생시 버스, 자전거에 모두 경고 장치를 달아 충돌을 방지하는 시스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같은 일렉트릭시티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 시는 중앙의 법을 위배하지 않지만 실용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 했다.
이 관계자는 "현행법을 위배할 권한을 자치단체에 주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무인자동차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법령을 준비 중이며 EU기준에도 부합해야 하므로 기술 발전을 제도가 뒤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라며 "이 프로젝트가 가능했던 것은 시 당국과 기업간의 협력의 산물인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조선업 퇴화, ICT가 채웠다
예테보리시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가장 큰 항만이 있었던 도시로 조선업이 퇴화된 이후 '사이언스 파크'를 설립해 신산업의 메카로 성장했다. 이같은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시와 로컬 기업들이 나섰다.
에릭슨 관계자는 "시 당국과 중앙정부 간의 신뢰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사이언스 파크 조성이 가능했다"라며 "별도의 경제적인 유인체계가 아닌 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사회공헌 측면을 강조해 현행제도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시에서 지원했다"라고 말했다.
볼보는 예테보리시의 변혁과 함께 새로운 시도를 진행 중이다. 전기트럭, 무인주행 버스의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볼보는 연구개발(R&D)에 20억 달러를 투자해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볼보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며 "여러 가지 민·관협력이 긴밀하다는 점에서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어 "살아있는 실험실로서 대표적인 도시인 예테보리의 사례는 매우 의미 있다"라며 "그 원동력은 시 주도의 탄탄한 산학연 협력"이라고 덧붙였다.
예테보리의 이 정책은 스웨덴의 권한이양 실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1984년 스웨덴은 공공행정부 주도의 자유자치단체실험을 도입, 자치단체는 지역의 자율적 발전을 위한 사업계획을 중앙정부에 제출하고 중앙정부는 심사를 통해 해당 지역을 자유자치단체로 선정, 자율적 정책추진에 필요한 재량·권한을 한시적으로 부여했다.
엘리사벳 로젠버그 예테보리 부시장은 "산·학·연 정부 간 긴밀하고 다양한 협력을 통해 서로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협력을 통해 시에서 여러 혁신적 실험과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결과적으로 도시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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