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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양적완화 축소설에 채권 요동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2 16:59

수정 2018.07.22 16:59

BOJ, 이달 30일 회의때 QE 축소 방안 검토 예상
미국·유럽 국채수익률 급등..3대 중앙銀 통화정책 전환
일본은행(BOJ)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중립 기조 전환에 합류할 것이란 예상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가 전세계의 풍부한 유동성, 돈 잔치의 마지막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미국과 유럽간 무역전쟁 틈바구니에서 신음하고 있는 신흥시장이 연준의 긴축 기조로 불어닥친 자금 압박에 더해 일본 자금 회귀 강풍에도 고스란히 노출될 위험이 높아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BOJ가 이달말 통화정책 회의에서 양적완화(QE) 조정을 검토할 것이란 예상이 국제 채권시장을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 BOJ 통화 중립전환 가능성에 시장 요동

FT에 따르면 전날 BOJ가 이달 30일 회의에서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을 '제로'로 유지하는 정책을 포함해 QE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과 유럽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월 이후 하루 상승폭으로는 가장 큰 0.06%포인트 뛰면서 2.89%로 올랐다.
또 영국 10년물 국채(길트)는 0.05%포인트, 독일 10년만기 국채(분트)는 0.04%포인트 올라 각각 1.23%, 0.37%로 수익률이 뛰었다.

채권펀드는 하락했다. 운용규모 560억달러로 세계 최대 상장지수 채권펀드인 AGG는 주가가 0.2% 하락해 이달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중앙은행들이 QE를 종료하거나 줄인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을 사지 않겠다는 것을 뜻한다. 채권 수요가 줄어들 것이 예상되면서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뛰었다.

FT는 국제 채권 시장에서 미 연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기는 하지만 2015년 연준이 금리인상과 QE 축소에 나서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요인으로 ECB와 BOJ가 부상해왔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올 들어서는 ECB가 연말께 채권매입을 통한 QE를 종료할 것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전세계 채권 수익률, 나아가 이를 토대로 움직이는 금리에서 BOJ가 앵커 역할을 해왔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때문에 BOJ의 통화정책에 어떤 사소한 변화라도 국제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미치게 됐다고 보고 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분석노트에서 "국제 채권시장에서 일본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중요성과 재정거래 여건이 짙은 채권 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BOJ가 채권 수익률 목표치를 조금만 높여 잡아도 이는 국제 채권 수익률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되고, 전세계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도 가파르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30일 회의 결과 주목

보도에 따르면 BOJ의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고, 26일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지표가 나오면 이를 업데이트하겠지만 금리 목표치와 주식매입과 관한 논의가 30일 회의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ECB가 시장 예상대로 올해 말 QE를 종료하고, BOJ도 QE 축소에 나서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미 연준, ECB, BOJ 등 3대 중앙은행의 '돈 풀기'가 '돈 회수'로 돌아서게 된다.

다만 BOJ가 통화정책 기조 변경을 예고한다고 해도 당장 정책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전쟁이 자칫 통화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통화정책 변경은 무리수가 될 수 있는데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 압력을 온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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