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사망, 드루킹 특검 '정치권 전방위 수사'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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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 세브란스에 차려진 노회찬 의원 빈소 앞 전광판에 고인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투신 사망 이후 전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인 드루킹 사건 여파가 정치권으로 다시 확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드루킹 정치자금 수수를 부인하다 특별검사팀의 소환을 앞두고 노 의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정치권으로 미칠 파장이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앞서 노 의원에게 5000만 원을 건네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 드루킹 측근 변호사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특검 수사 방향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노 의원 외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관심은 드루킹 특검 수사가 정의당 외에도 여당 내 추가 인사로 확대될 지 여부로 모아지면서 여야는 향후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회찬 "경공모 돈 수수, 대가 없었다"
노 의원은 23일 투신 전 드루킹 김동원씨가 이끄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4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히면서도 청탁이나 대가성에 대해 완강하게 부인했다.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린 노 의원은 정의당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을 경계했다.

노 의원은 유서에서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라며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노 의원의 이같은 입장은 자칫 투명함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던 진보정당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었다는 것을 극도로 염려한 것을 보인다.

정의당의 원내대표로서 진보정당의 도덕성에 대한 압박감이 심하게 작용했다는 것으로, 현역 의원의 자살이란 초유의 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정의당은 드루킹 특검에 대해 '표적수사'라고 비판하면서 특검 수사방향을 맹비난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여론몰이식으로 진행된 수사가 결국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 점에 대해 정의당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노 의원과 경기고 동창인 드루킹 측근인 도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되면서 특검은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다.

■특검 수사, 정치권 확대될까
경공모에서 강연했던 정치인들이 다수 있었다는 점에서 노 의원 외에도 특검 수사가 겨냥한 정치인이 추가로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 의원 외 다른 정치인들도 경공모에서 강연 이후 돈을 받는 과정에서 드루킹 등이 모종의 계획을 꾸몄을 가능성이 제기돼 특검도 이 부분에 수사를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검은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느냐, 축소하느냐를 놓고 기로에 서게됐다. 일단 특검은 진상규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드루킹 일당이 노 의원에게 금품으로 엮어 대가를 요구하는 등 영향력 행사 의도가 있었는지 진상을 규명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치권을 겨냥한 수사 확대가 관측되면서도 노 의원의 사망으로 수사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민감한 정치자금 수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노 의원의 사망이 특검의 수사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수사가 확대될 경우 김경수 지사 뿐 아니라 송인배 정무비서관 등 여당의 인사들을 중심으로 수사가 깊게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특검은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돈 한모 씨를 소환해 수사하면서 김 지사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였다.

이에 따라 여당도 파장을 주시하면서 깊은 고민을 할 것이란 지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투명성과 청렴을 강조해오던 노 의원의 소신이 강해 드루킹 특검이 투신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여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경공모와 조금이라도 연루된 경우가 어떻게 표출되느냐에 따라 상황은 급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