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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수주 회복에도 남는게 없다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3 17:10

수정 2018.07.23 21:39

현대중·삼성중공업, 2015년 대비 수주 절반뿐
인건비·후판값 부담 겹쳐.. 2분기 1000억원대 적자
조선업계 수주 회복에도 남는게 없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올 2·4분기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적자다. 실적을 아직 발표하지않은 대우조선해양도 영업이익이 흑자는 기록하겠지만 전년동기 대비 8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사들은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로 여전히 부족한 수주량과 고정비 지출을 꼽고 있다. 조선경기가 회복되고 수주가 늘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2015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지출과 후판가격 인상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회복이 어려운 상태라는게 조선사들의 설명이다.


■수주 늘어도 남는 게 없어

23일 현대중공업은 연결기준 매출 3조1244억원, 영업손실 17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매출 3조425억원, 영업손실 1238억원)대비 매출은 2.7%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영업손실률은 5.6%포인트 늘었다.

후판 가격 추가 상승과 일회성 비용인 희망퇴직 위로금 지급 등으로 1440억원 적자를 낸 것이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신조선 발주 문의가 실제 수주로 이어지고 선가가 오르는 등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일감이 부족한데다 원자재가격도 오르고 있다"며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으로 극복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2·4분기 매출 1조3466억원, 영업손실 100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이 직전분기(적자 478억원) 대비 확대된 것은 판매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과 드릴십 1척의 납기 연장으로 관련 손실이 약 390억원 추가됐기 때문이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업황 회복, 아직은 먼길

조선업계의 2·4분기 영업이익은 대부분 지난 2015~2016년 시기에 수주한 물량이 반영된 결과다. 클락슨에 따르면 신조선가지수는 2014년 말 138포인트에서 2017년 3월 121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수주량이 유지가 되더라도 매출을 줄어들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선가 하락과 수주감소가 겹치는 상황에서 고정비 지출액은 크게 줄지 않았다. 철강사들이 공급하는 후판(배를 만드는 철판) 가격은 올라가 원가 부담도 더 커지는 상황이다.

철강사들은 지난해 연말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t당 5만원의 가격인상을 추진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6년 이후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꾸준히 구조조정을 했지만, 아직까지 매출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조선원가에서 후판가격과 인건비가 각각 20%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두가지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실적 회복은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2011~2015년까지 연평균 세계 선박발주량은 4320만 CGT였다.
상반기에만 적게 잡아도 2000만 CGT이상이 발주됐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2016년 부터는 상반기 기준 748만CGT, 2017년 1131만CGT, 2018년 1234만CGT 수준에 그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발주량이 작년 보다 두배 조금 못미치게 늘어난것은 맞지만 2011~2015년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시장은 살아 나고 있지만 기대 했던 것보다 속도가 느리다"고 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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