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포스트]

개인정보 보호 vs. 빅데이터 활성화.. "블록체인, 갈등해소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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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가치 암호화폐로 산정.. 개인 동의하에 보상받고 제공
업계,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

김천일 프렉탈 대표가 프렉탈의 게임 생태계를 설명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와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이용자 데이터 활용이라는 가치가 충돌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 활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이 이같은 갈등을 해소할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여러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들이 생성하는 데이터에 대한 보상을 암호화폐로 지급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의 소유권을 이용자에게 돌려주고, 이 데이터를 이용하길 원하는 기업은 이용자에게 암호화폐 등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블록체인 업계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이용자들이 생성한 데이터에 대한 가치를 암호화폐로 산정할 수 있다.

■이용자가 만든 데이터 가치, 1원 이하까지 산정 가능

국내 1호 암호화폐공개(ICO)로 잘 알려진 보스코인의 전명산 최고운영책임자(CSO)는 "지금은 이용자들이 특정 횡단보도를 몇번 건넌다는 것들도 중요한 데이터가 되는데, 그동안에는 이 데이터에 대한 가치를 산정할 수 없었다"며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접목하면, 이용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위에 대한 가치, 즉 1원 이하의 가치까지 산정해서 보상을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용자가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에서 만들어낸 데이터는 모두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들이 가져갔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들은 고객들에게 맞춤형 광고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광고주들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대표적인 기업이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다. 또 해외에서는 데이터 거래소와 같은 방식으로 기업들이 이용자 데이터를 교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추진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정보보호와 충돌하면서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그동안 여러차례 데이터산업 활성화를 위해 개인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도록 '빅식별화'를 거친 정보를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제도 개선을 추진했지만, 비식별화된 정보를 서로 대조하는 '재식별화' 과정을 거치면 개인임이 특정될 수 있다는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쳤다. 블록체인 기술이 각광받는 것은 이같은 기존 플랫폼 기업들이 전혀 보상하지 않는 이용자가 만든 데이터에 대한 보상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암호화폐로 이용자가 만든 데이터에 대한 보상 준다

이에 최근 등장하는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이같은 데이터 보상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유력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 파운데이션X가 투자한 '에어블록'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개인은 자신의 데이터를 수익화하고, 광고주나 데이터가 필요한 기업들은 이 데이터를 구매해 자신의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프로젝트다.

해시드가 투자한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캐리프로토콜은 결제 데이터에 집중한 프로젝트다. 캐리프로토콜은 이용자가 자신의 결제 데이터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프로젝트다.

네오플라이가 투자한 '프렉탈'은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투명하게 유통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또다른 게임업체에 제공하고, 이에 따른 보상을 받는 것이다. 게임회사는 이 데이터를 암호화폐로 구매해, 신작게임 홍보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암호화폐로 이용자들이 직접 만들어낸 데이터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되면, 기존 플랫폼 기업들도 지금처럼 마음대로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기존 산업의 강자들이 견고한 상황에서 이같은 데이터 보상 모델이 아니면, 그 벽을 뚫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