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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에도 추락하는 '금값 미스터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3 17:20

수정 2018.07.23 21:02

지난달에만 4.2% 하락, 전문가 '강달러' 원인 꼽아
달러표시 金, 매입 부담 커져 G2 갈등 장기화땐 반등할듯
무역전쟁에도 추락하는 '금값 미스터리'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글로벌 무역전쟁 위기 확산에도 금값이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미스터리 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안전자산인 금은 투자자들이 통상 지정학적 위기에 선호하는 자산이다.

금은 지난 20일(현지시간) 31.1g(온스)당 1231.9달러로 마감돼 올해 들어 지금까지 6% 넘게 하락했다. 특히 지정학적 위기가 본격화된 지난달에는 4.2%나 가격이 떨어졌다.

■지표상 기술적 약세 국면···추가 하락 예상

CNBC방송에 따르면 금은 이미 데드크로스 국면에 진입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점친다. 데드크로스는 50일 이동평균이 200일 이동평균 아래로 내려가는 전형적인 기술적 약세 신호다.
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 미결제거래 잔고는 2016년 최저 수준으로 감소, 트레이더들이 관망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메르츠방크는 "금이 현재의 혼란으로부터 이득을 취하지 못하는 이유는 매일매일 우리에게 더 큰 수수께끼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퍼 재프레이의 수석 시장기술분석가 크레이그 존슨은 CNBC에 "금은 4차례나 1360달러 돌파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으며 지금은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금의 실질적인 다음 지지선은 1200~1210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FT는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도 투자자들이 과거와 달리 금 매입에 나서지 않는 것은 달러 강세와 미국의 금리인상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달러 상승은 달러로 가격이 표시되는 금에는 부정적이다. 달러 이외 통화를 가진 투자자들의 금 매입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톰슨 로이터 데이터스트림에 따르면 주요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올해 3.3% 올랐다.

■美국채 단기물 수익률은 급등

게다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금과 경쟁관계에 있는 미국 국채 단기물 수익률이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주 미국의 3개월 만기 재무증권 수익률은 2008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를 돌파했다. 금은 보관비용이 드는 반면 이자 수익이 없기 때문에 금리상승 시 매력을 상실한다.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도 금 반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최근의 유가 상승과 신흥시장 통화가치 하락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 위험으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자주 이용된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반등하려면 보다 강력한 거시적 충격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슈로이더의 펀드매니저 제임스 루크는 FT에 "세계 경제는 글로벌 동반성장이라는 확신에 찬 스토리로부터 성장과 무역 긴장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훨씬 어지럽고 균열된 상황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거시적 위험은 잠재적으로 위험자산에 한층 힘든 환경을 만들어냄으로써 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주말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선 글로벌 경제의 중장기 하향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평가됐다.
금값 반등을 위한 여건이 서서히 형성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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