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타운? 흙수저 부부엔 '희망고문'

위례 예상 분양가 4억 중반, 신혼부부 입주하기엔 부담
신청기간 전 자산 처분 땐 금수저 부부도 청약 자격

주거 취약계층인 신혼부부에 저렴한 분양가로 살집을 제공하는 '신혼부부희망타운' 자격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분양가가 주변보다 싸긴 하지만 신혼부부가 부담하기엔 여전히 높은 벽이어서 일부 금수저 신혼부부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분양가 위례는 4억 중반, 고덕은 2억원

23일 부동산 거래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정부가 신혼희망타운 선도지구로 지정한 위례신도시의 경우 예상 분양가격이 4억원 중반으로 신혼부부가 입주하기엔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의 경우 예상 분양가격은 전용면적 46㎡기준 3억9700만원, 55㎡기준 4억6000만원 수준이다. 직방은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시스템을 통해 예상 분양가격을 산출했다. 올해 거래된 아파트 중 4억5500만원에서 4억6500만원인 아파트는 전국 평균 상위 18.5%에 해당한다. 평택고덕의 경우 전용 46㎡는 1억9900만원, 전용 55㎡는 2억38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직방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 선도지구 분양가는 서울에서 비교적 하위조건 아파트를 구입하거나 그외 지역에서는 양호한 조건(면적, 건축연도 등)의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라며 "위례신도시의 경우 기존 아파트 중 가장 저렴한 51㎡ 가격이 6억7750만원, 전용 59㎡ 아파트가 8억2940만원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예상한 3억9700만원~4억6000만원보다 2억원~4억원 높게 거래되고 있는 상황으로 분양만 받으면 '로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희망 없는 흙수저 신혼부부

또 다른 문제는 입주자격이다. 신혼부부에게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한다는 취지와 달리 일부 금수저 신혼부부에게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혼희망타운 입주 자격은 평균소득 120%(맞벌이 130%)이하 부부합산 순자산 2억5000만원 이하 신혼 부부다. 결혼 2년 이내 및 예비부부에게 30% 우선 배정하고 7년차까지만 가능하다.

결혼 8년이 된 신혼부부는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고, 순자산 2억5000만원 이하 신혼 부부에게 4억원이 넘는 위례신도시 아파트는 말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교통이나 주거 여건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지역으로 분양 신청을 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순자산 2억5000만원이 넘어 자격 조건이 없는 금수저 부부는 신청 기간에 앞서 자산을 처분하고 좋은 조건의 아파트에 청약을 신청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큰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신혼희망타운 지역의 집을 팔 때 오른 집값 차익의 최대 50%를 회수하는 '수익공유형 모기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도 형평성이 우려된다.
HUG에서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대신 양도차익을 환수한다는 의미이지만 애초에 여유자금이 있어 돈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신혼부부들은 그대로 시세차익을 누릴 수도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이명박정부 때 추진한 '보금자리주택'이 신혼부부 지원을 목표로 했으나 대표적으로 강남 특정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데 그쳤다"며 "희망타운선정도 외곽 저렴한 지역에 분양을 하되 출퇴근 여건을 고려해 교통 등의 재반시설 마련 방안도 함께 고민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도시공학과 이창무 교수는 "신혼희망타운이든 공공임대주택이든 정책 상품을 분배하는 과정에서는 어쩔 수 없이 적정한 대상 외에게 돌아가는 누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저출산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거정책과 함께 사회적 인식 개선, 육아 문제 해결 등 종합적인 대책이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