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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조달러' 경쟁.. IT 공룡들 "클라우드 잡아라"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7 08:30

수정 2018.07.27 08:30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야 나델라 CEO(위)와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아래) [사진=트위터]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야 나델라 CEO(위)와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아래) [사진=트위터]

윈도 시장 침체로 위기에 봉착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존재감을 알렸다. MS는 20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연 매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무려 21%나 증가했다. 8400억달러까지 불어난 시가총액에 월가와 실리콘밸리에서는 MS가 '시총 1조 클럽'에 합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MS=윈도? MS=클라우드! MS의 변신 통했다

MS의 부활을 이끈 건 신사업 '클라우드'다. '애저' 매출이 89%, '오피스365'의 매출은 38% 증가했다.
클라우드 사업의 총 매출은 230억달러 규모로, MS 총이익의 57%가 여기에서 나왔다.

한때 MS는 윈도로 전 세계를 평정했지만, 수년 전부터 윈도, 소프트웨어 사업의 성장세가 정체됐다. 이런 상황에서 2014년 취임한 사티야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윈도에 의존해온 전략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클라우드 퍼스트'를 내세웠다. MS는 지난 분기에만 클라우드 사업에 40억달러를 쏟아붓는 등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애저는 현재 클라우드 시장에서 약 1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분기 성장률은 아마존 클라우드 사업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능가한다.

■시총 1조 달러 경쟁, 결국은 '클라우드'

클라우드 사업은 현재 '시총 1조달러'를 향해 달려가는 IT공룡들이 가장 집중하는 분야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사업 호조로 이달 중순 애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시총 9000억달러를 돌파했다. AWS가 2018년 1분기 아마존 전체 매출의 11%,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했다. 아마존의 영업이익 대부분이 물건이나 콘텐츠 판매가 아닌 클라우드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23일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구글 모기업 알파벳 역시 클라우드 사업에 공을 돌렸다. 핵심 수입원인 광고매출은 전년비 23.9% 늘어난 280억달러, 클라우드 사업이 포함된 '기타 매출'은 4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5% 늘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구글이 차별화된 클라우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굉장한 모멘텀이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인터넷 광고에서 클라우드와 오피스로 옮기기 위해 노력 중이다.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2015년부터 3년간 구글이 클라우드 인프라 건설에 투자한 금액은 3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일년새 전체 클라우드 관련 인력의 70%를 새로 충원했다.

■대규모 투자, 이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

기업, 스타트업, 개발자 등이 인프라에 대한 고민 없이 앱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해주는 클라우드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전 세계 데이터의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를 저장·관리하기 위한 수요가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오는 2020년 약 3800억달러(약 4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거대 기업을 중심으로 데이터 저장, 소프트웨어 비용을 줄이기위해 클라우드로 전환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총 9400억달러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애플 역시 지난 2월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구글 클라우드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수년간 강력하게 세계 최초로 1조달러 왕좌를 차지할 기업으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애플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과 신규 수익원의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 시총 1조달러를 두고 애플이 아마존에 역전당할지, 혹은 MS와 구글이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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