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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상장, 투자자가 직접 결정한다…상장권한 분산 나서는 거래소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31 13:20

수정 2018.08.01 14:48

후오비 등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이용자 투표로 상장 결정
“코인(암호화폐) 상장 투표, 당신이 결정합니다.” -후오비 자율디지털 자산거래소 ‘HADAX’
암호화폐공개(ICO)나 암호화폐 상장 과정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것이 암호화폐 거래소다. 거래소의 평가에 따라 상장이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그동안 중앙에 집중됐던 암호화폐 상장 심사 권한을 분산시키는 실험에 나섰다. 전문적인 암호화폐 투자기관의 의견을 참조하거나 이용자들의 투표를 통해 신규 암호화폐의 거래소 상장 여부를 결정하는 형태다.

특히 최근에는 상장된 암호화폐 자체가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면서, 이른바 ‘프로듀스48’ 같은 공개오디션처럼 투자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암호화폐가 더욱 각광을 받게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후오비가 만든 자율 디지털 자산 거래소 '하닥스(HADAX)' /사진=후오비 코리아
후오비가 만든 자율 디지털 자산 거래소 '하닥스(HADAX)' /사진=후오비 코리아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후오비, 바이낸스, 올비트 등 국내외 암호화폐거래소들이 상장심사 권한을 분산시키는 작업에 돌입했다. 통상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외부에서 암호화폐 상장 심의 요청이 오면 내부 실무협의를 통해 상장 타당성 등을 검토한다. 이후 타당성이 입증되면 자체 상장위원회를 소집해 엄격한 심의와 검토를 거쳐 최종 상장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즉 중앙에 상장 심사 권한이 집중돼 있다.

■후오비-해시드, 투자자가 상장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 마련
하지만 최근 글로벌 톱3에 속하는 후오비는 자율 디지털 자산 거래소 ‘하닥스(HADAX)’를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 상장 투표 개념을 도입했다. 즉 상장 후보 프로젝트에 대한 일반회원의 투표를 통해 상위권에 들어간 암호화폐들이 하닥스 플랫폼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전 세계 블록체인 전문 투자기관들이 ‘슈퍼노드’로서 실명 투표를 진행한다. 즉 후오비는 슈퍼노드의 투표 결과, 득표수가 높은 업체를 중심으로 일반인이 투표할 수 있는 프로젝트 리스트를 만든다.

특히 최근 한국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 ‘해시드’가 하닥스가 선정한 14개 스탠딩 노드 중 하나로 선정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현재 버전으로는 하닥스의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상장투표 과정에서 모든 프로젝트는 하나 이상의 스탠딩 노드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어떤 스탠딩 노드의 지지도 받지 못한 프로젝트는 리스트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최근 여러 거래소들이 거버넌스와 토큰모델을 탈중앙화하는 실험에 동참하는 이유는 모든 것을 중앙화한 비즈니스 모델에 비해 (부분적) 탈중앙화 모델이 결국 사업적으로 경쟁우위를 가져갈 수 있음이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낸스도 매월 상장투표 이벤트 개최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역시 지난달 ‘바이낸스 커뮤니티 코인 8라운드’를 진행했다. 이때 투표를 행사하는 이용자는 후보 당 0.1 BNB(바이낸스코인)를 지불한다.
현재 5명의 후보 중 두 후보에게 투표한다면 0.2 BNB를 지불하는 형태다. 즉 이용자 스스로 암호화폐를 걸고 상장 프로젝트 투표를 진행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바이낸스 측은 “투표 과정을 거친 프로젝트는 바이낸스가 합리적인 시간과 과정을 거쳐 거래소에 해당 코인을 상장시킬 것”이라며 “시장 반응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월 상장 투표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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