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연금 사회주의’ 논란 여전


국민연금 기간별 주주권 행사 내용
기간 내용
2018년 하반기 비공개대화 대상 기업확대, 주주제안권 행사
2019년 횡령, 배임 등 중점관리사안 선정. 위탁운용사 의결권행사 위임 및 가점
2020년 미개선 기업 대상 기업명 공개 등 공개 주주활동 전환, 관련 의결권 안건에 반대
국민연금은 30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키로 했다. 하지만 ‘연금 사회주의’ 논란은 여전하다.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정부, 기업 지배구조 개선 시도 가능성
당초 계획대로 기금운용위원회와 독립된 별도의 전문위원회를 신설하지 않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로 확대·개편하는 수준에 그쳤다. 2개 분과, 총 14명으로 구성되는데 최종 운용책임은 기금운용위원회가 지는 구조다.

노동계의 주장대로 투자기업이 기업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경우 기금운용위원회가 경영참여를 결정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기금운용위원회의 의결만 있으면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 △국민연금 의사관철을 위한 의결권 위임장 대결 등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다만, 경영참여 시 자본시장법상 6개월 이내에 매도(매수)해 얻은 이익(단기매매차익)은 기업에 반환해야 한다. 주요 주주가 미공개정보를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조치다.

주주권 행사 강화를 명분으로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시도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000년대 초반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소액주주운동을 벌인 경험이 있다.

김 위원장은 2004년 SK 주주총회에 참석해 경영진의 등기이사 퇴진을 요구했다. 장 실장은 2006년 첫 토종 행동주의펀드로 꼽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일명 장하성 펀드)를 만들었다.

특히 국민연금은 최근 상장기업의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일 현재 국민연금이 지분 10% 이상을 가진 상장 기업은 모두 106곳으로 집계됐다. 1년 전(87곳)보다 21.8% 늘어났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시가총액 1·2위 기업의 2대주주다. 포스코, 네이버, KB금융, 신한지주 등 국내 굵직한 대기업에도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기금운용본부 독립성 확보가 선행돼야
국민연금이 정권의 쌈짓돈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 확보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청와대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선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해외 주요국은 기금 운용의 독립성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캐나다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에 연기금 운용을 독립적으로 맡기고, 이들이 의결권을 행사한다.

일본은 보건복지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국민연금과 비슷하게 후생노동성이 공적연금(GPIF)을 통제한다. 다만, 주주권·의결권 행사를 외부 민간운용사에 100% 위탁한다.

네덜란드공적연금(ABP)은 민간 자회사인 자산운용공사(APG)를 설립해 기금 운용을 맡기고 있다. 또 스웨덴 국민연금(AP)은 6개 기금으로 나눠 서로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정부는 결과만 사후에 보고받는다.

이와 관련,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인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대담에서 "정부 정책을 따라 의사결정을 하면 모두 연금 사회주의가 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국민연금이 독립적으로 투자수익률 전망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투자 다변화가 기관투자자 규제의 철칙인데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 지분을 7% 가까이, 주요 대기업의 지분을 10%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것은 기관투자자의 기본 원칙을 저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비공개대화 대상기업을 연 8~10개로 늘리고, 필요하면 직접 주주제안권을 행사키로 했다.

내년부터는 기업의 부당지원행위, 경영진 일가 사익 편취행위, 횡령, 배임, 과도한 임원 보수 한도, 지속적인 반대의결권 행사에도 개선이 없는 경우 등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사안으로 주주권 행사 범위를 확대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