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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애플, 시총 1조달러 눈앞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1 17:06

수정 2018.08.01 17:13

고가 전략 성공하며 7분기 연속 매출 확대
주가 7%만 더 오르면 IT 빅4 중 먼저 ‘터치’
비싼 애플, 시총 1조달러 눈앞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가격을 올려 받던 애플이 비성수기인 2.4분기에도 7개 분기 연속 매출 확대를 기록하며 시장 예측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애플은 비록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는 중국 화웨이에 3위로 밀려났지만 고가전략에 성공하면서 미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약 1120조원)를 앞두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올해 4~6월 분기 매출이 53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523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15억달러였으며 주당순이익(EPS)은 시장 전망(2.18달러)보다 높은 2.34달러로 전년 동기(1.67달러) 대비 40% 늘었다.

WSJ는 이 같은 실적 향상의 원인 중 하나로 고가정책을 꼽았다.
사실 애플의 2.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4130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1%도 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 실적발표 당일 보도에서 미 시장조사업체 IDC를 인용해 애플의 2.4분기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이 12%로 16%를 기록한 중국 화웨이에게 밀려 3위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2.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5420만개를 팔아 역대 처음으로 애플을 제치고 1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21%)을 위협했다.

그러나 애플의 매출액은 판매량이 1%도 늘지 않는 상황에서도 20% 증가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출시한 애플 역사상 최고가 스마트폰인 '아이폰X'를 비롯해 '아이폰8'이나 '아이폰8 플러스'의 수요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WSJ는 999달러부터 시작하는 아이폰X가 전체 아이폰 판매량 가운데 4분의 1을 차지하면서 아이폰 평균 판매가격 역시 약 20% 상승한 724달러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외에도 애플 서비스 부문 매출이 1년 전보다 31%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애플 주가는 31일 장외 거래에서 3.7%로 상승한 주당 197.33달러를 기록했으며 전체 시가 총액은 9500억달러에 육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 주가가 31일 종가기준으로 7% 오른다면 미 상장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달성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달 26일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실적부진으로 조정 위기에 몰린 미 기술주들은 애플의 선전으로 인해 한숨 돌리게 됐다.
미 뉴욕 증시의 대표 기업들인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을 포함해 주요 기술주 10개 종목을 추적하는 FANG+ 지수는 지난달 26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나 31일에 0.49% 상승해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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