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 단속 첫날

프랜차이즈커피숍, 피크타임 되자 머그컵 설거지 전문 알바생 등장
일회용컵·머그컵 사용 혼재.. 대-소규모 카페 대응 온도차
고객들 컵 위생관리 지적도

1 일회용 플라스틱 단속이 시작된 2일 서울 동작구의 한 커피전문점에는 '여분의 컵 제공 불가' 안내문이 붙어있다.
2 일회용 플라스틱 단속이 시작된 2일 서울 강남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는 설거지를 제 때 하지 못해 고객이 남기고 간 머그잔이 쌓여 있다.
"지금 머그컵이 다 떨어져서요. 설거지를 계속 하고 있는데도 부족해요."

환경부가 커피, 주스 등 음료 매장 내 일회 플라스틱 컵 사용 단속을 시작한 2일 오후 1시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에서는 '설거지 전문' 아르바이트생이 등장했다. 고무장갑을 낀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머그컵을 닦아내고 있었지만 넓은 매장 내 앉아있는 모든 고객들에게 제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매장 카운터 한 편엔 '여분의 컵 제공 불가'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었다. 가뜩이나 머그컵이 부족한 탓에 추가로 컵을 요구하는 고객에게까지 제공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이 가장 몰리는 오후 12시 반부터 1시 반까지는 일회용 컵을 제공했다. 매장 직원은 "많이 준비해놓는다고 했는데, 손님이 몰리는 점심시간엔 부족한 것 같다"며 "설거지 회전율을 최대한 빨리 늘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건너편의 또 다른 유명 카페 2층 테이블엔 일회용컵과 머그컵이 혼재돼 놓여 있었다. 10개 중 3개 테이블엔 일회용컵을 쓰는 고객들이 앉아있었다. 이 매장 직원은 "1층에서 계산할 땐 테이크아웃이라고 주문을 받아 일회용컵에 드리는데, 가지고 2층으로 올라가는 손님들까진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카페 "머그컵 제공 어려워"

이번 일회용 플라스틱컵 규제에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주요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과 소규모 카페간에도 확실한 온도차가 나타났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 차원에서의 머그컵 지원, 안내문 제작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다수의 소규모카페는 별다른 대응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께 서울 강남역 인근 카페에 입점해 있는 소규모 카페 5곳을 둘러본 결과 머그컵을 제공하는 곳은 한곳도 없었다. 이들 카페들은 아침, 점심 등 특정시간때 손님이 몰리는 특성상 머그컵을 추가로 다량 구매해야 하는 데다가 설거지 등에 별도의 인원을 충원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소규모 카페를 운영중인 점주는 "별도의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머그컵으로 커피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바로 과태료를 물지는 않고 우선은 계도부터 한다고 들어서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형 프랜차이즈점의 경우 매장 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컵과 머그컵을 이용하는 고객이 혼재돼 있었다. 카운터에는 '매장 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놓여 있었다. 마신 음료를 반납하는 곳에는 손님이 남기고 간 머그잔이 계속해서 쌓이고 있었다.

해당 매장 직원은 "고객에게 매장 내에서 드시는 지를 물어보고 머그컵에 담아도 되는지 안내하고 있다"면서 "일회용컵으로 달라고 하는 고객에게는 별 수 없이 일회용컵으로 음료를 담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도 '우왕좌왕'

단속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손님도 많았다. 매장 내에서 테이크아웃 잔으로 음료를 마시던 한 손님은 "밖에서 마시려고 테이크아웃 잔으로 받았지만 너무 더워 잠깐 들어와 있었다"며 "문제가 될 수 있는지 몰랐다"고 했다.

일부 고객은 "점심때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리는데 깨끗하게 설거지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머그컵 사용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환경부는 현장 혼란을 우려해 지난 1일 세부 가이드 라인을 마련하고 단속 시작일을 2일로 미뤘다. 일부에서 제기됐던 일명 컵파라치(1회용품 컵 사용 사진 제보)를 통한 과태료 부과는 하지 않기로 확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속은 해당 구에서 실시하기 때문에 일정 협의 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