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한국 정체성 지키는 오사카 '금강학교' 가보니...통학거리 멀고 교실은 항상 부족

소강당·학교식당 등 없고 전문성 있는 교사도 적어
한국정부 지원 절실한 상황

금강학교는 한국에 돌아오지 못한 재일교포 1세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설립한 한국학교다. 사진은 금강학교의 전경.
【 오사카=이유범 기자】 일본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서 두 시간여 떨어진 스미노에구 난코키타에 위치한 금강학교. 지난 7월 26일에 방문한 이곳은 건국학교와 더불어 오사카 시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학교다. 금강학교는 한국정부와 일본정부 양쪽에서 모두 인가를 받은 학교로서, 졸업생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한국 대학 또는 일본 대학 입학이 가능하다. 하지만 금강학교는 지난 10년간 위치적 고립 및 시설 부족 등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우리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금강학교

1946년 설립된 금강학교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재일교포 1세대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설립한 학교다. 일본속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했던 것이 탄생배경이다. 이후 1961년 당시 우리나라 문교부로부터 최초로 한국학교 인가를 받았고, 1985년에는 일본 오사카부로부터 정규학교 인가를 받았다. 초·중·고 교육과정을 모두 가르치고 있으며, 한국정부와 일본정부의 인가를 동시에 받은 탓에 졸업생의 선택에 따라 한국과 일본 내 대학진학이 가능하다.

학생들의 국적은 재일동포와 일본국적 학생이 88명(43.3%)으로 동일하다. 일본국적의 경우 귀화한 한국인 학생이 포함돼 있지만, 한국이 좋아서 금강학교를 선택한 일본인 학생도 적지 않다는 게 학교측 설명이다.

학교 정문에 들어서니 조그마한 운동장과 학교건물이 보였다. 방학 중인 탓에 운동장에는 학생이 보이지 않았지만, 건너편 테니스 코트에서는 학생들이 클럽활동을 한참 진행하고 있었다.

학교건물을 지나 들어선 체육관에서는 농구부 소속 학생들이 방학중임에도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일본 특유의 클럽활동 문화가 금강학교에서도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강당을 지나 태권도장인 금강수련관에 들어섰다. 금강학교는 일본 내 한국학교 중 유일하게 태권도 체육관을 보유하고 있다. 학생들의 실력도 우수해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태권도 대회에서 다수의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졸업생 2명이 한국체대 태권도학과에 입학하기도 했다.

이날 학교에서 만난 일본인 니탄다 미유 학생은 "K-POP을 좋아해서 한국학교를 지원하게 됐고, 현재 한국 대학 유학을 준비중에 있다"며 "서울이나 부산에 있는 학교에서 일본어 선생님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위치적 고립 등 운영상 어려움에 대한 도움 절실

이처럼 일본에서 한국 내 정체성을 지키려는 금강학교지만 지난 10여년간 고질적인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금강학교는 설립 당시 오사카 도심에 가까운 곳에 있었으나 도시정비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 2006년 오사카시 외곽인 난코키타로 밀려났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7년 '재외국민의 교육지원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한국학교에 대한 지원을 명시화했다. 하지만 금강학교는 이보다 1년 앞서 이전하면서 관련법의 수혜를 입지 못했다. 덕분에 학생들은 통학시간이 30분이상이나 걸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밀려나는 과정에서 학교 시설을 확충하지 못하면서 소강당, 학교식당 등을 만들지 못했고, 만성적 교실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성을 가진 교사진이 부족한 것도 금강학교가 갖고 있는 고민이다. 현재 일본내에서는 한류바람이 새롭게 불면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어와 일본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교원도 부족하다. 또 학교 재정이 어려운 탓에 교사 급여수준이 일본 내 공립학교 기준 70~80% 수준에 불과하다.

학생들의 통학문제는 새로운 학교 이전을 추진하거나 기숙사 건립 및 학교시설 증축하는 방안으로 해결할 수 있다. 다만 학교재단과 재일동포의 자금만으로는 실행이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교원의 전문성 부족은 인건비 현실화가 필수적이다.
현재 금강학교는 이사회에서 각종 수당 및 교원 복지 확대를 꾀하고있다.

다만 이같은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금강학교가 가진 어려움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교육부에서도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