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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가 뿌린 혁신 기술 '꿈의 시총'으로 거두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3 17:27

수정 2018.08.03 17:55

美 상장사로는 처음… 시장 "주가, 닷컴 거품때와 달라"
잡스가 뿌린 혁신 기술 '꿈의 시총'으로 거두다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양아버지 창고에서 출발한 애플이 42년 만에 '꿈의 시총(시가총액)' 1조달러 고지에 올랐다.

주가는 2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2.9% 상승, 207.39달러에 마감하면서 애플은 미국 상장사 가운데 사상 최초로 시총 1조달러를 달성했다. 블룸버그는 "끊임없는 독창적 기술 개발이 결국 재정적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증시 전문가들은 애플의 최근 실적과 주가 추이를 볼 때 지금 상태는 거품이 아니어서 시총 1조달러 진입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애플은 앞으로 새로운 히트제품 개발 압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고, 그 혁신의 첫 관문은 오는 9월 공개될 새로운 모델의 성공 여부가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애플은 여전히 저평가

CNBC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애플이 1조달러 진입 뒤 단기적으로 주가가 밀릴 수는 있겠지만 장기 추세는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22% 상승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같은 기간 6% 상승한 것에 비해 월등한 수익률이다. 그렇지만 향후 1년 동안의 순익 전망을 토대로 주가가 얼마나 높이 평가돼 있는지를 보는 지표인 주가수익배율(PER)은 애플의 경우 시장 평균보다 되레 낮다. 애플의 PER은 15.7배로 S&P500 편입기업 평균인 16.5배에 비해 낮다. 높은 실적이 낮은 PER을 불렀다.

애플의 2·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비 17%, 수입은 40% 폭증했다. S&P500 기업들의 올 평균 매출증가율 전망치가 8%인 것과 크게 대조적이다.

닷컴 거품 때와는 비교조차 어렵다. 당시 닷컴주들은 단순히 성장 전망이 밝다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 턱없이 높은 PER에 거래됐다.

■또 다른 뒷심, 자사주 매입

애플 주가를 떠받치는 또 다른 요인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이다. 막대한 현금을 깔고 앉아 있는 애플은 이 돈 가운데 상당액을 자사주를 사들이거나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데 써왔다. 애플은 올 들어 자사주 매입과 배당으로 분기마다 250억달러를 쏟아부었고, 지난해에도 분기별로 약 110억달러를 썼다. 애플은 지난달 31일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가고 확대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현재 현금에서 부채를 뺀 순 현금자산이 1290억달러에 이르는 애플은 이 같은 순현금을 계속 줄여 '제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등으로 쓰이겠지만 상당액은 지금처럼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계속 투입될 것임을 시사한다.
자사주를 사들이면 시장에서 회전하는 주식 수가 그만큼 줄어 주가를 끌어올리고 주주들의 지분율은 올리는 효과가 있다.

이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을 끌어들인 원동력이기도 하다.
버핏은 지난 5월 "애플 주식을 사면 애플이 이 가운데 상당분을 (자사주 매입으로) 되사리라는 것을 안다"면서 "애플 지분 5%를 갖고 있지만 아마도 2년 안에 돈 한푼 안 들이고도 이 지분율이 6%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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