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사격 저조자도 '백발백중'...놀라운 '워리어 플랫폼' 효과

▲ 기자가 지난 7일 충남 계룡대 실내 사격장에서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하고 실제 사격을 체험해보고 있다./사진=육군 제공
“눈이 안 좋아서 사격을 못한다는 이런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성일 군수참모부 부장(육군 소장)이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육군은 지난 7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 실내사격장에서 취재진을 대상으로 워리어 플랫폼(Warrior Platform)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워리어 플랫폼'은 육군의 기본 전투 요소인 각개 전투원(워리어)이 전투력 발휘를 위해 착용하는 피복, 장구, 장비로 구성된 기반 체계(플랫폼)로서 육군은 2022년까지 병력 36만5000명(사업비 5000억원)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백발백중 사격 실력의 상향 평준화
먼저 방탄조끼는 일체형으로서 혼자서 너끈히 입고 벗기 편했다. 그리고 넉넉한 수납공간에 안에는 빨대로 물을 마시는 카멜백(수통·Camel bag)도 있었다. K1A 소총은 온라인 FPS 게임에서 본듯한 특수 장비들이 달려 있었다.

사격장에서 ‘격발’ 구호가 떨어지자 곳곳에서 ‘탕’, ’탕’ 소리가 나면서 총구에서 불을 내뿜는다. 예비군 6년을 거쳐 민방위 2년 차인 기자는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하지 않고 쏜 10발 가운데 단 한 발만 검은색 과녁에 들어갔다. 하지만 워리어 플랫폼 착용 후에는 무려 8발을 성공시켰다. 영점을 맞추지 않은 상태에서도 명중률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야간 사격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보통 야간 사격의 경우 과녁 안에 맞기만 해도 성공인데, 3발은 검은색에 들어가고 나머지도 7점 안에 맞았다.

워리어 플랫폼은 3배율 조준경(도트사이트)을 보고 조준경 속 붉은 점을 표적지에 맞춰 호흡만 잘 살피면 누구나 명사수가 될 수 있다. 야간 사격도 레이저 표적지시기를 통해 곧바로 사격하면 대부분 표적지에 들어간다.

성 부장은 “기존의 사격과 확실히 대조되는 것은 신속한 사격이다. 현재와 같이 가늠자와 가늠쇠를 보고 쏘는 시간이 줄어든다”라며 “전시에는 갑자기 적을 맞닥뜨렸을 때 누가 먼저 쏘느냐가 생존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전투력보다 더 중요한 건 생존력
잠시 기자는 육군 복무 당시 총성으로 인한 고통이 떠올랐다. 귀에선 ‘삐’ 하는 소리가 지속돼 사격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외부의 소리 자극없이 자신의 귀에만 소리가 들리는 ‘이명(귀울림)’ 현상이다. 하지만 소염기과 귀마개를 쓴다면 이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이제 군에서 귀가 상했다는 얘기는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전투요원의 생명을 구하는 장비는 더 있다. 방탄복, 방탄헬멧, 응급처치키트, 카멜백, 컴뱃셔츠 등이 전시에 효과를 발휘할 장비들이다. 또 특전사 요원 중에는 전투용 고글도 지급된다.
햇빛을 가려주기도 하지만, 강화 플라스틱 재질이라 날아오는 파편으로부터 눈을 보호한다.

그간 워리어 플랫폼에 대해 사격이 용이하다는 전투력 위주로 홍보돼왔지만, 실상은 우리 장병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보호한다는 의미가 더 커 보인다. 물론 ‘창이 먼저냐 방패가 먼저냐’라고 했을 때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우리 군은 장병의 생명을 우선시하는 필수 조건의 장비를 먼저 지급하고 점차 전투장비로 확대해가는 것으로 보아 후자로 볼 수 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