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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發 신흥시장 공포] 글로벌 통화긴축 시대 '위기 전조' 인가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4 15:51

수정 2018.08.14 15:51

People walk past a board indicating currency values outside a currency exchange office in Istanbul on August 13, 2018. - Turkey's troubled lira tumbled on August 13 to fresh record lows against the euro and dollar, piling pressure on stock markets on fears the country's crisis could spill over into
People walk past a board indicating currency values outside a currency exchange office in Istanbul on August 13, 2018. - Turkey's troubled lira tumbled on August 13 to fresh record lows against the euro and dollar, piling pressure on stock markets on fears the country's crisis could spill over into the world economy. (Photo by AFP)
시장에서는 이번 터키 사태가 글로벌 통화긴축 시대에 나타날 '위기의 전조'일지 긴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터키 위기를 10년간의 통화 부양책에서 후퇴하는 시기에 벌어질 일들의 전조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각국 중앙은행이 초저금리와 채권매입 등 통화확대 정책을 시행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시장에 돈이 대거 풀리리면서 싼 이자로 대출을 받으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각국 정부도 위기 극복을 위해 빚잔치를 벌이면서 전세계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국제금융센터(IIF)에 따르면 위기에 취약한 것으로 보이는 신흥국 부채는 지난 10년간 40조달러 늘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로 선회하고 달러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이들에 대한 시장 내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달러에 대한 페소 환율은 장중 한때 30.50페소까지 올라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브라질 헤알 가치는 0.5%, 멕시코 페소는 1.1% 내렸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신흥국 통화도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는 전날 한때 10% 넘게 추락했다가 2.3% 하락으로 마감했고 러시아 루블화는 0.1% 내렸다.

알지브리스인베스트먼트의 알베르토 갈로는 "지난 10년간 통화정책 마취제 이후 회의론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쿼트의 페트르 로젠스트리히 외환 애널리스트는 "트레이더들이 달러 부채에 노출된 국가들을 골라내고 있다"며 특히 칠레와 멕시코, 인도네시아, 러시아, 말레이시아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은행권 달러채의 비중이 높다고 지적했다.

FT는 "투자자들이 달러 표시 채권을 늘인 채무자들을 더 혹독한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며 "각국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해서도 덜 너그러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라고 FT는 강조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난 분기 페소가치가 급락하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며 시장 불안을 진정시켰다. 이후 안정세를 유지하던 페소가 터키 금융시장 불안 여파로 13일 급락하자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또다시 기준금리를 45%로 5%포인트 인상했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티모시 애시는 "모든 것은 신뢰의 문제"라며 "투자자들은 기관들에 대한 신뢰도가 제로"라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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